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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현명하게 '빚테크' 하는 방법은?

<앵커>

한동안 정부가 부동산 경기 살리겠다고 대출 규제 막 풀어주다가 이제는 대출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이제 가계 대출 문제가 많이 심각해졌다면서 이거 해결하겠다고 가계부채 관리대책이라는 걸 내놨습니다. 일단은 핵심 내용이 뭐죠?

<기자>

예전보다 대출받는 걸 까다롭게 하겠다. 집이 있더라도. 그래서 심사도 강화하고요, 그다음에 원금도 바로바로 처음부터 갚게 하겠다.

그래서 이 부분을 조금 어렵게 하겠다는 건데, 이게 나한테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사전에 생각을 해볼 부분들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죠. 이제 집 사시려는 분들이 대출받으러 돌아다니시면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례자를 저희가 만나봤습니다. 일단 먼저 만나

보시죠. 올 하반기에 이사를 할 예정이었던 김정은 주부인데요, 꼼꼼히 집안 상태를 살펴봅니다. 마음에 집이 들었는데 전세로 구할지 아니면 매매로 할지 고민에 빠졌어요.

[김정은 : 그럼 66㎡는 얼마 정도예요?]

[오애경/공인중개사 : 66㎡대는 전세가 지금 2억 2천만 원 정도 하고 이렇게 리모델링 잘 된 데는 매매가가 2억 4천만 원 정도예요.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차이가 없고 (매매가의) 80% 정도 합니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거의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갈등하실 수밖에 없죠.

[김정은 : 전세를 오느니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게 훨씬 (편하고) 이가 다니지도 않고 좋을 것 같은데 대출을 해야 하니까.]

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이자는 또 얼마나 되는지 은행을 찾아가서 주택담보대출 상담부터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김정은 : 저희는 원금하고 이자를 같이 내면 금리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싶거든요.]

[은행직원 : 원금하고 이자하고 같이 상환을 할 거냐 아니면 이자만 낼 거냐에 따라서 금리가 달라지거든요. 내년 정책도 원금 위주로 바꾼다는 이야기도 있긴 한데요.]

내년에는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불가해지고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분활 상환만 가능해진다고 하네요.

[김정은 : 그렇다고 누구에게 그만한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으니까 은행을 이용하는 건데 은행도 이런 방식으로 바뀌면 심각하게 생각을 해볼 것 같아요.]

대출 상환방식이 바뀌면서 한 번에 갚아야 할 돈이 많아진 셈인데요, 경제적인 부담감으로 인해서 매매수요도 위축될 수밖에 없겠죠.

[고종완/도시공학박사 : 매매 수요가 위축이 되면 결국은 전월세 수요의 쏠림 현상, 가뜩이나 불안한 전월세 가격 문제가 더 심화되면서 고공행진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이 되는 것이죠. 실질적인 최대의 피해자는 오히려 전월세입자와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사례 보셨는데 다들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김정은 주부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기자>

내년부터 핵심적으로 말씀드리면 방금 보신 것처럼 보통 한 5년 정도까지는 이자만 내면서 원금은 나중에 갚을 수가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내년부터는 1년 이내로 원금을 같이 갚아야 됩니다.

이게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한 달에 몇십만 원씩 더 내셔야 되기 때문에 이게 나한테는 좀 안 맞는 것 같다. 집을 살 때나, 혹은 있는 집을 대출받을 때나 부담스럽다고 생각이 되시면 대출을 올해 당겨서 받으시는 게 아무래도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지금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원금까지 갚아라고 그러면 많이 당황스럽거든요. 일단은 저 같은 경우도 있겠지만, 더 문제인 건 이미 분양을 받아 놓고 내년 이후에 입주하는 분들은 그때 가서 대출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을 텐데, 큰일 났네요.

<기자>

이분들이 사실은 잘 모르고 계실 거예요. 본인들이 지금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걸. 왜냐하면, 중도금 같은 경우는 건설회사들이 자기들이 가지고 와서 신용대출로 빌려주기 때문에 이번 대책하고는 관계가 없는데, 입주 직전에 내는 잔금 있잖아요. 이건 집주인이 그 집을 담보 잡혀서 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내년 초에 바로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내년 초 입주 같은 경우에 이거 모르고 계시다가 "나 이자 좀 갚고 이러다가 원금 갚아야지"라고 생각하고 계셨던 분들이 내년 초에 딱 갔는데, "못 빌려줍니다." 혹은 "원금도 같이 갚아야 됩니다." 이럴 수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분들 같은 경우는 올해 미리 자금 계획을 사전에 준비를 하셔야 될 겁니다.

<앵커>

네, 지금 김범주 기자 얘기 중에서 "이거 못 빌려줍니다."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이것도 사실 문제입니다. 이번 대책이 두 가지 크게 볼 수 있을 텐데, 첫 전째가 원리금 균등 상환이고 두 번째가 바로 대출 심사 규정이 강화한다는 거거든요. 이 내용도 함께 보시죠.

올 하반기에 중장년층의 최대 관심사, 역시 바로 노후대책일 텐데, 부동산을 통한 자산 관리법을 알려주는 세미나를 찾아 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어요.

[박형자/70세 : 가진 게 집 하나밖에 없으니까 집 (주택) 연금 들어서 거기서 나오는 것으로 알뜰살뜰하게 사는 수밖에 없어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

고정 수입이 없는 은퇴자들에게는 자녀의 결혼처럼 목돈이 들어갈 때와 자영업에 진출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번 규제 강화는 역시 큰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근/61세 : 현재 대출을 일부 받고 있는데요, 사실 은퇴 후에는 정상적인 고정수입이 없기 때문에 원리금 균등상환으로 매달 갚아 가기가 매우 힘듭니다.]

내수 침체로 빚이 빠르게 늘고 있는 자영업자들 집을 담보로 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는 거죠.

[고상필/자영업자 : 이자 내는 것도 너무 힘든데 원금까지 같이 내라는 것은 저한테는 너무 무리인 것 같아요.]

정부는 제2 금융권 등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또 올해 9월부터는요, 상호금융권의 토지, 상가담보대출에 대한 담보 인정 한도를 50%로 줄이기로 했답니다.

[서춘수/'ㅅ'은행 지점장 : 이런 주택 구입을 제외한 일반 가계에서 긴급하게 필요한 생활비라든지 또 병원비에 한해 예외의 경우를 두겠다. 이렇게 발표했기 때문에 긴급자금에 대한 어떤 제한은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소득이 낮은 직장인, 자영업자, 전업주부의 경우에 까다로워진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글쎄요. 제1 금융권에서 돈 빌리려면 일단은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고, 게다가 제2금융권에서는 담보 비중도 확 줄여버린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심사 강화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돈을 번다는 증명이 없으면 담보가 있어도 돈을 안 빌려준다는 거잖아요.

<기자>

이 부분도 좀 알아두셔야 돼요. 내년부터는 돈을 잘 갚을 수 있는 사람한테만 빌려주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득이 있는지 증명을 받겠다는 거예요.

방금 보신 은퇴자분들, 전업주부분들은 내년부터, 예를 들면 소득증명서라든가 연금 받으시는 분들은 연금증명서, 혹은 건강보험료 낸 것, 이런 공적 기관에서 나온 게 있어야 담보대출도 내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게 별도로 없는 전업주부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는 카드명세서, 돈이 있으니까 카드 썼을 거라고 보고 그걸 증명으로 받아주고, 또 은행 잔고 금액이 조금 있으면 "이거 있으면 갚을 수 있겠네요." 그걸 보고 빌려줬었는데 그게 내년부터 안 돼요.

그리고 은퇴한 노인층도 소득이 적기 때문에 내년부터 담보대출 받기가 굉장히 어려워질 겁니다. 그리고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도 역시 소득이 적기 때문에 덜 빌려 줄 거고, 이런 분들은 이게 굉장히 사정이 개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잘 가는 은행에 먼저 가셔서 상담을 좀 받아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이거 참 문제입니다. 일단은 돈을 확 빌려줬다가 갑자기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게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스러운데요.

<기자>

이게 작년 말에 부동산 경기 살린다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대출 이렇게 급격하게 늘려주면서 "이거 문제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니까 이번에 이런 대책이 결국은 나오게 된 거거든요.

그런데 한가지는 그렇다고 해서 지금 살려놓은 부동산 경기를 꺾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부동산 경기도 살려주고 대출도 줄여보겠다.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우리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그걸 해보겠다는 건데, 그게 과연 지금 가능한 거냐는 그런 의견도 있고요.

또 한가지는 방금 보신 것처럼 저소득층이라든가 심사 강화하고 원금 갚으라고 하면 당장 대출받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고민을 해서 대책을 내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부동산 경기 살리겠다는 그 대책 자체는 지금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아파트 거래량이 아주 뜨겁다면서요?

<기자>

서울 같은 경우에 지금 7월에, 아직 7월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파트 거래량이 2006년부터 월별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사상 최대 수준이에요. 가장 거래가 많아요. 7월달 거래가.

벌써 9천400건이 넘어섰는데, 이게 그저께(26일) 일요일까지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어제도 있었고요, 금요일까지 시간이 더 있으니까 1만 건이 넘어갈 수도 있어요.

이유는 이제 모든 분들이 왜 이렇게 된지 알고계시죠. 전세난 때문에. 얘기 들어 보시죠.

[박원갑/'K'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에 작은 집이라도 장만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량이 크게 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서울 외곽에 작은 집들이 있는 노원구, 강서구, 이런 데 소형 아파트 같은 게 거래가 가장 많았고, 또 한가지 이전에 없던 특징 같은 경우는 13개 구에서는 전세가 씨가 말라서 전·월세 합한 거래량 보다 매매가 더 많았다.

지금 보시는 강서구 같은 경우도 그렇고 성북구도 그렇고 100건 넘게 매매가 더 많았어요. 결국은 전세난이 계속 이렇게 유지가 될 것 같습니다.

전세난이 뒤에서부터 밀고 들어오고 내년부터는 앞에서 대출도 막습니다. 그래서 일반인 분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내년 초에 이사하실 분들이라든가 전셋집 옮기실 이런 분들 같은 경우도 자금 대책을 먼저 고민을 해보셔야 될 것 같아요.

<앵커>

대책이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게 가계부채 문제라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해결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만, 정부 쪽에서 빌미를 제공한 게 분명히 있거든요. 이 대책이라는 게 일관성이 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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