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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반값 월세 건물주 "세입자는 나의 고객, 배려는 당연한 것"

대담 : 미담 사연 세입자 이인숙 씨 / 건물주

▷ 한수진/사회자:

메르스로 경기가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청주 지역 한 상가의 건물주인 이야기인데요. 메르스 여파로 고생하고 있는 세입자들을 위해서 월세를 절반으로 깎아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시간에는 그 미담의 주인공들 연결해서 말씀 좀 나눠보겠는데요. 먼저 이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분이시죠. 해당 건물에서 음식점 하고 계신 이인숙 씨 연결 돼있습니다. 이인숙 사장님 안녕하세요.

▶ 세입자 이인숙 씨: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반갑습니다 지금 음식점 하고 계신 분이 충북 청주시 어디에요?

▶ 세입자 이인숙 씨:

용암동에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음식점 하신다고요?

▶ 세입자 이인숙 씨: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음식점인가요?

▶ 세입자 이인숙 씨:

참치

▷ 한수진/사회자:

참치집이요? 저도 참 좋아하는데. 그런데 지금 메르스 이후에 여러 가지로 힘든 분들 참 많으시다고 하는데 어떠세요? 사장님 쪽은?

▶ 세입자 이인숙 씨:

저희도 마찬가지죠. 단체예약이 다 취소되고 사실은 마음이 좀 그랬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단체예약도 다 취소되고요?

▶ 세입자 이인숙 씨:

그렇죠. 모든 상가 다 똑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주변에 음식점들도 다 사정이 마찬가지에요?

▶ 세입자 이인숙 씨:

네 그랬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매출은 평월에 비해서 얼마나 줄어든 것 같나요?

▶ 세입자 이인숙 씨:

매출이라고 어쨌든 많이 떨어졌죠. 30~40% 정도.

▷ 한수진/사회자:

절반도 안 되고요?

▶ 세입자 이인숙 씨:

30~40% 정도로 떨어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러면 정말 고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요?

▶ 세입자 이인숙 씨:

고민 많이 됐고 매일 속 앓이 하는 거죠. 사람들 다 똑같이.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있으셨어요?

▶ 세입자 이인숙 씨:

어쨌든 이번이 많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장사가 이렇게 안 되더라도 월세는 내야 하는 거고. 또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는 거고.

▶ 세입자 이인숙 씨:

그게 제일 마음 아픈 일이죠. 장사하는 사람은 가져가는 것보다 어쨌든 직원들이 나를 위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고 또 어쨌든 집세는 당연히 드려야 하는 일이고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고 함부로 장사를 접을 수도 없는 거고요.

▶ 세입자 이인숙 씨:

그렇죠. 거기에 생계가 다 걸린 일인데.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때 사장님께 문자가 하나 왔다는 거잖아요.

▶ 세입자 이인숙 씨:



▷ 한수진/사회자:

건물주로부터 온 문자인데 어떤 내용의 문자였죠?

▶ 세입자 이인숙 씨:

사장님이 문자를 보내셨더라고요. 보니까 메르스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그러시면서 힘내시라고 이번 달에 다 힘든데 그냥 월세는 반만 주세요 하고 문자를 보내셨어요. 깜짝 놀랐죠.

▷ 한수진/사회자:

잠깐만요. 그래서 저희가 여기서 건물주분이 보내온 문자 전문을 잠시 읽어 드릴게요.

"요즘 메르스 여파로 장사가 안 되어 힘드시죠? 사장님의 고통을 분담하겠습니다. 이번 한 달 월세는 반만 주십시오. 사실 저도 어려워서 힘들게 결정했습니다. 호의를 받아주시고 열심히 사업하셔서 좋은 결과 보시기 바랍니다. 문자로 회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낸 거 맞죠 사장님?

▶ 세입자 이인숙 씨: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깜짝 놀라셨다는 거예요, 이 문자 받고?

▶ 세입자 이인숙 씨:

그렇죠. 저희가 월세 사는 사람들이야 너무 감사한 일이고. 우리 사장님은 그렇게 생각하기가 힘드신 거잖아요. 저희 건물 전체에 그렇게 하신다면 많이 몇 백이 그 자리에서 손해신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신다는 게 깜짝 놀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월세를 반만 받겠다고, 다 어려우니까. 건물주께서 이인숙 사장님께만 그런 문자 보낸 게 아니죠?

▶ 세입자 이인숙 씨:

네.

▷ 한수진/사회자:

건물에 세 들어 계신 다른 분들에게 다 보내신 거고?

▶ 세입자 이인숙 씨:

전체적으로 그러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모르고 저한테 저만 그러셨나 하고 여쭤봤더니 다 그렇게 옆집 언니도 그렇게 얘기 하시고.

▷ 한수진/사회자:

이 건물이 몇 층이나 되나요?

▶ 세입자 이인숙 씨:

5층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그 5층 건물에 세 들어 영업하시는 분들에게 모두 이 문자를 보내신 거네요?

▶ 세입자 이인숙 씨:

네.

▷ 한수진/사회자:

사장님 잠깐 전화 끊지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건물주분 잠시 전화 연결해보겠습니다. 이 건물주 분께서는 애초에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제작진이 좀 무리하게 인터뷰 요청을 드렸습니다. 이 뉴스 너무 훈훈하다, 많은 국민들에게 힘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어렵게 어렵게 인터뷰를 허락해주셨고요.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하시겠다고 했습니다. 지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건물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반갑습니다. 무엇보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월세를 반만 받기로 하셨잖아요?

▶ 건물주:

네.

▷ 한수진/사회자:

그 결심이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 건물주:

그렇죠. 쉽진 않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결정하신 거예요?

▶ 건물주:

요즘 체감 경기도 나쁘고 메르스로 인해서 자영업하시는 분이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시름을 좀 덜어드릴까 해서 한 일인데 매스컴을 타서 상당히 쑥스럽네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혹시 주변에서 연락받으신 거 있으셨어요?

▶ 건물주:

아니요. 제가 이름을 밝히진 않아서. 그런데 친구들은 알아보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대강 상호도 나오고 하니까.

▶ 건물주:

내가 한 일 아니다 라고 얘기했는데 (웃음)

▷ 한수진/사회자:

이게 이렇게 떠들썩한 일일까 했는데 많은 분들은 선하게 생각했어요. 사장님께서 그 건물 소유하신 지는 꽤 오래 되셨다면서요?

▶ 건물주:

네. 20년 됐어요. 20년 전에 제가 지었죠, 새로.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20년 동안 월세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맞습니까?

▶ 건물주:

네. 월세는 올려본 적은 없는데 오히려 깎아준 적은 꽤 있었죠. 장사가 잘 돼도 올려준 사람은 아직 못 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웃음) 그래요?

▶ 건물주:

(웃음)

▷ 한수진/사회자:

어려울 때는 깎아주시도 하셨나 봐요?

▶ 건물주:

네.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 한수진/사회자:

당연히 그렇게 한다고요? 당연히 그렇게 안 해요.

▶ 건물주:

그 분들이 입주 하신분들이 고객인데 고객은 만족시켜야죠

▷ 한수진/사회자:

(웃음) 아니 그런데 그런 생각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진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죽하면 건물주가 조물주 위에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겠어요. 조물주 위에 건물주 요즘 이런 얘기까지 있답니다. 또 명절 때 선생님께서 세 들어 영업하시는 분들한테 선물도 하신다는 얘기도 있던데 정말 그렇습니까?

▶ 건물주: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고객이라고, 그 분들은. 1년에 두 번 하는 건데 임차하시는 분들한테 20년 전부터 시행했던 일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건물에 일단 세를 들게 되면 명절 때마다 선물을 주시고 하는 거군요.

▶ 건물주:

네. 힘내시라고 고기나 그런 것들 드리죠

▷ 한수진/사회자:

고기? 고기?

▶ 건물주:

네.

▷ 한수진/사회자:

비싼데. 굉장히들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 건물주:

글쎄요. 저는 일단 주는 걸로 만족하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좋아하시지 않던가요? 보이잖아요?

▶ 건물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전화도 주시고 그러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깜짝 놀라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요. 아니 이런 건물주가 있나.

▶ 건물주:

아이고~ 그건 아니고요. 마음의 표현 이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 건물에 세 들어 장사하시고 싶어 하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오늘 방송 내용 들으시고.

▶ 건물주:

그렇게 하겠어요. 요새 건물 임대하시는 분들도 힘들어요. 임대도 잘 안 되고

▷ 한수진/사회자:

그건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건물주:

저희 건물에는 공실은 없어요. 건물주 입장도 있거든요. 건물을 매입할 때 대출 받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자하고 건물 유지비 세금 등으로 건물주 분들도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사실은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서로서로 그런 사정을 이해하고 챙겨주다 보면 더 잘 되는 거죠.

▶ 건물주:

그렇겠죠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 잠깐만요. 이인숙 사장님,

▶ 세입자 이인숙 씨:

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건물주분이 전화 연결 돼있는데 방송에서 쑥스럽기는 하겠지만 인사도 좀 나누시고 이야기도 좀 하시죠

▶ 세입자 이인숙 씨:

사장님 안녕하세요

▶ 건물주:

아침 일찍 목소리 들으니 반갑네요

▶ 세입자 이인숙 씨:

사장님 죄송합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요

▶ 건물주:

글쎄요. 저희는 여기 처음으로 응했는데 한 번은 응해야 또 안 할 것 같아서

다같이 (웃음)

▶ 건물주:

연락이 하루 종일 와요, 요새. 아무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이 사장님이 크게 보신 것 같네요.

▶ 세입자 이인숙 씨: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사장님.

▶ 건물주:

힘내시고 잘 될 거예요. 이 사장님 같은 마인드가 있으신 분들이 드물기 때문에 잘 될 겁니다.

▶ 세입자 이인숙 씨:

감사합니다.

▶ 건물주:

네. 힘내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 두 분 말씀만 들어도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데요. 지금 출근길 많은 분들 도 오늘 하루 장사 시작하시는 많은 분들 힘을 내실 것 같습니다.
사장님, 그리고 건물주분도 그렇고요, 이인숙 사장님 두 분 모두 감사하고요. 그리고 선생님, 방송 출연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웃음) 다시는 안 하시려고 오늘 하신다고요. 저희가 어렵게 부탁드렸는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이런 좋은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인숙 사장님 장사 잘 되시길 바랄게요

▶ 세입자 이인숙 씨: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

▶ 건물주: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청주의 한 상가건물, 미담 사연의 주인공들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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