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최전방 우리가 있었다"…메르스 '숨은 영웅들'

<앵커>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대규모로 감염됐다는 것이 이번 메르스 사태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 현장이 정말 위험한 곳이라는 반증이기도 하죠. 그래도 환자를 포기할 수 없는 의료진들의 고충을 두 주 만에 격리에서 풀려난 한 간호사의 일기에서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격리에서 해제된 대전 을지대 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37명이 방호복을 벗었습니다.

14일 만의 퇴근입니다.

[홍민정/을지대병원 간호사 :저희 건강하게 나가게 됐고요, 아기 엄마들도 네 명이나 있습니다. 영상통화 하면서 울고 그랬거든요.]  

맏언니 격인 홍민정 간호사는 살얼음판 같았던 격리 14일을 일기로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도록 격리됐다. 굳게 닫혀 있는 문이 우리와 외부를 갈라놓았다"

격리 첫날의 일기입니다.

"구토와 설사, 탈진으로 쓰러지는 간호사들이 대 여섯명 나왔다. 간호사라는 직업도 이 격리만 끝나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둘째 날 일기에는 몸과 마음의 고통이 솔직하게 적혀 있습니다.

[우지인/을지대병원 간호사 : 어제 격리가 풀리고 나갈 때는 나가도 되는 건가 싶은 거예요. 땅 밟는 것도 이상하고, 집으로 가는 길도 낯설고.]  

아직 격리가 풀리지 않은 간호사도 많습니다.

[정미희/건양대병원 간호사 : 병실에 있어보니까 환자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환자의 마음까지 헤아려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감염의 위험과 주변의 차가운 시선, 그리고 격리 생활까지 인내하면서 메르스와 싸우는 현장의 가장 앞자리에 간호사들이 서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송창건 TJB)   

▶ 1m 안팎으로 '다닥다닥'…절반이 응급실 감염
▶ 추가 감염 우려에…'삼성서울' 폐쇄 무기 연장
▶ 메르스 추가 확진 4명…격리자 다시 증가세
▶ "진정세 판단 유보"…기로에 선 메르스 확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