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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아베, 반성은 하겠지만 사과는 안할 듯…"

* 대담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한수진/사회자: 

6월 22일 오늘은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50년 되는 날입니다. 참 어렵게 다시 손을 잡은 두 나라는 수교 이후 5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죠. 특히 지금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되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과연 이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전문가 모시고 말씀 좀 들어보겠습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문정인 교수 전화 연결 돼 있습니다. 

문정인 교수님 안녕하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 감사합니다. 1965년 오늘이었는데요. 50년 전에 한일 수교 상당한 의미도 있었고요. 또 그와 함께 한계나 문제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들이 많은데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때 65년 한일수교조약이라고 하는 건 빛과 그림자가 같이 존재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우선 당시 우리나라는 급했죠. 경제 발전하려고 하면 왜자가 필요했고 일본의 배상금이 필요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정부가 상당한 압력을 가하기도 했거든요. 서둘러서 한일수교조약을 맺는 과정에서 간과했던 점이 있었죠. 그것은 과거사에 대한 문제점이죠. 일본 측의 반성과 사죄를 그 조약에 담아내지 못했고 그리고 징용 문제, 위안부 문제 이런 과거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죠.

그래서 그걸 65년 체제라고 하는데 65년 체제라고 하는 건 실용외교를 통해서 우리의 경제적 실익은 얻었지만 우리가 원하는 과거사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잡지 못했다. 그래서 반쪽의 성공 아니냐,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 그림자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보면 간간히 관계 진전을 위한 의미 있는 일들도 그동안에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물론이죠. 그러니까 1990년 아키히토 일황의 ‘통석의 염’이라고 하는 표현을 써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우리의 반성을 표시했고 93년 8월에는 고노담화가 나와서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을 인정한 바도 있고요. 그 다음에 1965년 8월 바로 종전 50주년을 기념해서 무라야마담화가 나왔죠.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이 여러분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 통절한 반성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죄한다, 이런 표현도 썼고요.

가장 중요한 건 1998년에 김대중 대통령과 당시 일본 총리였던 오부치 총리 간에 한일 미래 파트너십을 선언한 게 있어요. 이게 최초로 일본이 체계적으로 과거 문제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죄를 표현한 문건이라고 보통 얘기하죠. 그래서 한일 관계를 볼 때 65년 체제는 경제관계에 국한된 한일 관계였고, 98년 김대중, 오부치 미래 파트너십 선언 이후는 과거 문제까지 다 해결이 된 그런 한일관계로 봤는데 이렇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경향을 보이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양국 관계가 좋지 않다는 말씀이신 거죠?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죠. 문제의 본질은 결국에 일본이 과거에 일황을 포함해서 일본의 지도자들이 반성과 사죄를 했는데 다시 또 과거 문제가 나와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다든가, 역사 교과서를 재개정 한다든가 또는 과거 식민지 지배, 침략의 문제에 대한 반성을 무시하고 이상한 발언을 한다든가 이런 것들을 하니까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이 하는 사죄와 반성의 진정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또 이렇게까지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일본 측의 책임이 큰 거 아니겠습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물론이죠. 가해자 입장이니까 일본이 가해자 입장에서 피해자 입장을 생각한다면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을 텐데요. 일본 자체도 내부적인 문제점이 있겠죠. 1960년대 초 이후에 평성 불황 속에서 일본 사회 또 경제가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 여기에서 우파 정치인들이 새로운 정치공론을 만들면서 자기들의 정치적 이념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한일관계가 희생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요. 우리 정부는 결국 국가라는 것은 국가의 이익을 우선 생각해야 하거든요. 국가의 생존과 국가의 번영과 나아가서는 국가의 국제적 위상 또는 민족의 자존 같은 걸 생각할 수 있는데 국익 외교와 민족자존의 외교라는 것은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는 보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놀랍게도 민족자존 외교에 상당히 역점을 뒀고 그 과정에서 국익외교가 부분적으로 유보된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민족자존의 외교에 실제 국익 외교는 너무 유보된 게 아닌가, 걱정할 만한 수준인가요?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실적으로 우리 국가라고 하는 것은 국가의 생존과 번영과 국가의 국제적 위상,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존을 갖추는 게 다 중요한 건데 모든 게 다 필요하겠죠. 그러나 세 가지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그러면서 이것을 슬기롭게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면서 외교정책을 펴는 게 중요한 건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얘기도 많이 나오죠.

▷ 한수진/사회자: 

단 한 차례도 한일양국 정상이 공식적인 만남을 가진 적이 없으니까 그런 점에서도 걱정들이 많은 게 사실이지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죠. 결국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것은 정상외교라고 하는 게 어떤 실무 외교관들이 실무적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정상이 가서 의전적 차원에 있어서 상징외교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무자 수준에서 안 풀리는 건 정상이 만나서 직접 정상이 풀어야 하거든요. 정상이 돌파형 외교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었던 게 아쉬운 것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아베 총리 직접 만나고, 조건부 없이 만나고, 여차저차해서 당신 문제 있는 것 아니오? 이렇게 해서 어떻게 한일관계가 개선이 되겠소? 우리 같이 풀어나갑시다, 이렇게 나가는 게 어떻게 보면 한일관계 푸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조건 달 일이 아니다, 일단 만나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담판을 지어야 한다?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건부 외교가 작동을 안 했을 때는 정상이 직접 만나서 돌파형 외교를 해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돌파형 외교가 필요한 때다, 이 말씀이시군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네.
박근헤 대통령, 아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4년 만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려 있고요. 오늘 양국에서 50주년 행사와 관련해서 양국 정상이 교차 참석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분위기가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그마한 시작일 수는 있겠죠. 50주년 행사에 아베 총리와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 기념행사에 교차 참석을 한다라고 한 것이고요. 그 다음에 일본 외상이 윤병세 장관이 요청한 유네스코 군마도라고 하는 섬에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와 관련해서 우리 측 요구, 즉 2만 명 이상의 우리 조선인들이 거기에 

▷ 한수진/사회자: 

끌려갔다?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제노역을 했다는 것을 기술해주는 걸 받았다는 건 상당히 중요한. 중요한 시작이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많겠죠. 특히 위안부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테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우리 국민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양국 관계 회복에 있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여전히 이 문제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죠. 왜냐하면 우리 측에서 요구하는 가장 핵심적 사항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묻고,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 라고 하는데 일본 국내 정치적인 구도로 봐서 이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거든요.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못 얻는 것이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는 쉽게 풀리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가 어떻게 나올지 이 문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 아닐까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게 아마 제일 중요하겠죠. 한국뿐만 아니고 중국도 거기에 상당히 주목을 하고 있는데요. 815 종전 70주년의 담화 성격을 봐야 우리 박근혜 정부 남은 임기 동안에 한일 관계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나올까요? 교수님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반성은 하겠지만 사죄는 안 할 겁니다. 반성은 하겠지만 그러니까 과거 식민지 지배나 전쟁 침략 행위에 대해서 소위 인정하고 반성까지는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그걸 사죄하고 사과한다고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또 실마리를 풀기 쉽지 않은 거 아니겠습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래도 하여간 어떻게 하겠습니까. 정부라고 하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나라의 생존과 번영과 그 다음에 민족자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일본과 그런 불편한 관계가 있지만 그 불편한 관계 속에서도 한일 간에 어떤 협력의 외교라는 것도 모색해 나가야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올 가을에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 있기는 한데요. 만나야 하는 거죠?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당연히 만나야죠. 원래 작년 5월 우리 한국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게 지금까지 지연이 되고 있거든요. 저는 기본적으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를 하고 그리고 한국이 여기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그리고 그게 열리게 되면 한일 정상이 자연스럽게 사이드라인에서 만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되면 우리 대통령이 국민들의 부담 같은 것도 많이 덜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연세대학교 문정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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