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확진자 안나오면 혼란 없을 것" 사스경험 홍콩인 긴장 속 차분

"10여 년 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많은 사람이 죽은 적 있어 걱정되기는 하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한 큰 혼란은 없을 거예요."

31일 오후 홍콩섬 동부 주택가인 타이쿠싱(太古城) 거리에서 만난 은행원 렁모(35)씨는 홍콩에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홍콩인들이 최근 사태에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간 한국인 메르스 감염 확진자 K(44)씨와 접촉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18명에 대한 격리조치가 전날 이뤄졌지만, 대부분 행인은 평소와 다름없는 차림이었다.

이 지역은 2003년 홍콩을 뒤흔든 전염병 사스가 발생한 지역이지만, 한두 명 외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휴일 특별 진료를 위해 문을 연 병원도 눈에 띄지 않았다.

홍콩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독감으로 500명 가까이 사망했지만, 생필품 사재기 등 혼란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건강하거나 젊은 층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데다 사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정부의 질병 관리와 통제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

교사 탕모(29·여)씨는 "통제가 잘 이뤄진다면 메르스가 확산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개인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인들은 메르스 환자 접촉 사실을 숨긴 K씨와 격리를 거부한 한국인 여성 2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일로 반한(反韓) 감정이 조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예상했다.

탕씨는 "한류 드라마 등 영향으로 형성된 한국에 대한 우호적 정서가 한, 두 사건 때문에 손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사 목모(51)씨도 "과거에는 한국인이 약간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좋은 인식을 하고 있다"며 "작년 민주화 시위 등 여파로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지만, 한국을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에서 첫 메르스 감염자가 나온다면 상황이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나탈리(21·여)란 이름의 대학생은 "사스와 유사한 메르스가 홍콩에서 발병할지 걱정된다"며 "첫 확진자가 나오는 순간 패닉(공황) 상태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