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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증언 "'다 내려가!' 중대장 다급한 지시로 피해"

예비군 증언 "'다 내려가!' 중대장 다급한 지시로 피해"
"처음에는 탄약집이 터진 줄 알았어요. 돌아봤을 때 누구인지 얼굴에 피가 나고 있었으니까…. "

오늘(14일) 오후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을 나온 예비군 A(28)씨는 어제 사격훈련 당시 벌어진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그는 총기를 난사한 예비군 최 모(24)씨와 같은 7중대 소속으로 사격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계단이 아니라 언덕으로 뛰어내려갔어요. 그 후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정확한 상황을 알게 됐죠. 2사로 부사수가 가장 처음 발견했는데 (최 씨가) 총구를 돌리고 있었고 총구에서 연기가 나더래요."

그는 "7중대장이 사격중지를 외치고 '우사로에 있는 사람 다 내려가!'라며 다급하게 조치하는 등 초기 통제를 잘했다"면서 "그분 아니었으면 사고 인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우사로에 있었다는 A씨는 당시 왼쪽 1사로에 있던 최 씨가 먼저 자신의 뒤에 있던 1사로 부사수를 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는 사격 중이던 다른 예비군들에게 총을 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좌사로에서는 다들 누워 있었고 한 명의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는 정도만 봤다"며 "다들 '엎드려 쏴' 상태로 총을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다른 예비군들한테서 듣기로는 최 씨가 대기 중 지나치게 사격 폼을 잡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습니다.

사건 발생 전날이자 입소 첫날인 12일 밤 최 씨를 봤다는 정 모(26)씨는 최 씨가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쓰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정 씨는 12일 오후 10시 생활관에서 커피를 뽑아 담배를 피우려고 나가다가 불침번인 최 씨가 쭈그린 채 뭔가를 쓰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입소 첫날부터 뭘 쓰고 있기에 불침번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며 "뭘 쓰냐고 물으니 편지를 쓴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당시 최 씨의 모습에 대해 "표정은 아무렇지 않았고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였다"며 "얼굴이 허옇고 안경을 쓰고 검은색 티셔츠를 입었다. 예비군이 편지를 쓴다는 것 자체가 느낌이 이상했지만 의심할 만한 다른 정황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말을 걸었을 때 당황한 기색도 없었고 내용을 가리지도 않았다"며 "나중에 언론보도에 유서라며 올라온 사진을 보고 당시 최 씨가 쓰던 것이 유서였다고 추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최 씨가 웃으면서 총을 쐈나'라는 질문에 "그런 말을 들었다. 마지막에 (총) 쏘기 전 웃었다고 하더라"며 다른 예비군들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육군은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내곡동 동원훈련장에 있던 예비군들을 오늘 오후 2시 전원 퇴소시켰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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