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정은 공포정치' 숙청 일상화…'목숨까지 내놓아야 한다'

'김정은 공포정치' 숙청 일상화…'목숨까지 내놓아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의 측근을 포함한 핵심 간부들을 줄줄이 숙청 또는 처벌하면서 북한 내부에서 공포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대한 잘못이 없는데도 이견을 제시했거나 회의 중 졸았다는 이유 등으로 숙청해 북한 간부 사회에선 '책임지는 고위직'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국가정보원은 오늘(13일) 전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현영철(66) 인민무력부장은 ▲ 김정은에 대한 불만 표출 ▲ 김정은 지시 수차례 불이행 혹은 태만 ▲ 김정은 주재 군 훈련일꾼대회(4.24~25)에서 조는 모습 포착 등의 이유로 지난달 30일 숙청됐습니다.

현 부장은 올해 들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14회에 걸쳐 수행한 핵심 측근으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군 서열 2위였습니다.

국정원 관계자는 "현영철은 4월 27일에서 이틀간 진행된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같은 달 30일 김정은의 군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의 기념 촬영에는 불참한 점으로 볼 때 숙청 일자는 4월 30일경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숙청 또는 처벌된 것으로 알려진 마원춘(59) 국방위원회 설계국장과 변인선(69)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58) 당 재정경리부장 등도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그를 보좌한 측근 그룹입니다.

마 국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거론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밀착 수행하며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주요 시설 건설을 지휘한 인물로 김정은 체제의 '건축 브레인'입니다.

그는 아동병원, 평양 애육원 등 김 위원장 관심 건설사업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아 중장(★★) 계급을 달았지만, 작년 11월 '순안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돼 일가족과 함께 양강도 지역 농장원으로 배치됐습니다.

변 국장은 군에서 성장한 인물로 2013년 8월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임명돼 지난해 3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에 선출됐습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군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한 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각종 군 훈련 시찰에 동행하며 활약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의 핵심 군사참모였으나 대외 군사협력 문제와 관련 김정은의 지시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가 크게 질책을 받고 올해 1월에 숙청됐습니다.

한 부장은 2010년 1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리모델링을 마친 묘향산 향산호텔에서 인민군 청년기동선전대의 공연을 관람할 때 동행하면서 당 제1부부장으로 처음 북한언론에 소개됐습니다.

이후 2013년 7월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으로 승진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김정은 체제에서 당 운영자금과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 실세로 활약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면서 최측근으로 활동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올해 3월 초 이후로는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영남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 대동강 쑥섬에 건설 중인 과학기술전당의 설계에 대해 김정은에게 이견을 제시하고, 미래과학자거리 건설과 관련해서도 '전기부족으로 공사하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가 올해 2월 처형됐습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임업성 부상(차관급)은 김정은이 올해 역점사업으로 제시한 산림복구 사업이 임업성에 과업이 하달되자 이를 불평해 올해 1월 처형됐습니다.

최고사령부 소속 노경준 1여단장은 문수물놀이장, 마식령스키장 등 김정은 치적용 건설사업을 주도했으나 김정은 별장 건설 부진으로 올해 3월 상장(★★★)에서 상좌로 4계급이 강등됐습니다.

1여단은 해체돼 병력이 인민보안부로 이관됐습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정은은 중대한 잘못이 없거나 불가피하게 이견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간부들을 숙청함에 따라 간부 사회에 책임을 지는 고위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이 핵심 간부들을 줄줄이 처형함에 따라 북한사회 전반에서 공포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관계자는 "처형을 참관한 사람들은 '화염방사기로 날려 보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하면서 '다음 처형 때는 미사일이 나오지 않겠냐'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간부들은 김정은의 빈번한 처형에 공포감을 갖고 있으며 눈치보기, 몸사리기로 제 살 궁리에 몰두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김정은에게 소신 있게 의견을 제시하려면 목숨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일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한 김정은이 권력층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포통치를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확고하지만 공포통치의 정도가 심화하고,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어 권력 내부의 파편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