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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돕기' 아닙니다…'내 일' 맞습니다

<앵커>

한국 남성들의 가사 분담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조사해봤더니 한국 남성들의 하루 평균 가사 시간은 45분으로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이런 결과는 아마도 가사는 시간 날 때 잠깐 집안일을 돕는 거라는 남편들의 인식 때문이겠죠.

SBS 연중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7일) 순서는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아내, 엄마를 위한 배려의 문제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또다시 밀려오는 집안일.

세 명의 자녀를 둔 전업주부 이경수 씨는 오늘도 집안일에 파묻혔습니다.

[이경수/세 아이 둔 전업주부 : 치우고 나서 뒤돌아보면은 또다시 그 상태고, 많이 벅찬 느낌이 들어요.]

맞벌이를 하는 36살 주태수 씨는 아내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남편입니다.

요리에 청소까지, 웬만한 집안일에 꽤 능숙합니다.

[주태수/가사일 돕는 남편 : 가사 분담을 서로 안 한다면 아마 지금 시대에 태어나서 편하게 살지 못하겠죠. (좋은 남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내 김해인 씨는 이런 남편이 고맙지만, 그래도 가사 부담을 떨쳐낼 순 없습니다.

[김해인/직장 다니는 아내 : 평일 오후 같은 경우에는 제가 퇴근하고 나서는 애들 재울 때까지는 거의 전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조성은/한국건강가정진흥원 본부장 : '내가 해줄게' 하는 거는 '네 일인데 내가 오늘은 선심 쓸게'라는 의미도 다소 있는 것 같은, 아직까지는 '해줄게, 누구를 위해서, 뭐 뭐 때문에' 이런 단서가 붙는 것 같습니다.]

중학생 예은이와 초등학생 예지 자매는 집안일을 곧잘 돕습니다.

[조예은, 조예지 : 항상 엄마가 밥할 때나 그럴 때 보면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면서 땀도 막 나잖아요. 그럴 때 힘들어 보여서. 안쓰러워 보였어요.]

[홍혜영/가사 돕는 자매 엄마 :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 기특하고요.]

집안일을 분담하는 아이들이 자존감, 책임감 등이 높다는 건 여러 연구 결과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스페인은 청소년들의 가사 분담을 법으로 의무화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습니다.

[송은주/아동학 전문가 : 성격 형성에 필요한 가치들을 가정생활의 일환으로 함으로써 훨씬 더 성격 형성에 중요한 효용이 있다고, 연구 결과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공부하는 시간은 계속 늘고 있지만, 가사 참여 시간은 제자리걸음입니다.

가사는 돕는 게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나눠 해야 한다는 인식, 아내나 엄마를 위한 배려의 첫걸음입니다.

[가사일도 행복하기 위해서 같이 하는 거고, 이거는 네 일 내 일 나누는 게 아니라 모두 함께 같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정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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