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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해' 현장엔 쓰레기배출 안내문도 영어·중국어

'토막살해' 현장엔 쓰레기배출 안내문도 영어·중국어
8일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김하일(47·중국 국적)씨가 살던 곳은 원룸이 밀집한 조용한 주택가다.

또 지난 2013년 8월부터 김씨가 거주한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원룸 주변은 다른 지역보다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편이다.

약 1년 전부터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주민은 "이 동네 주민 중 30∼40%가 외국인"이라며 "시화공단 등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씨가 살던 3층짜리 원룸 건물 벽면에는 생활쓰레기 배출방법을 중국어와 영어로 표기한 안내문들이 여러장 붙어있다.

김씨의 원룸 건물에만 15세대가 모여살고 있으며, 주변으로도 주택이 밀집해있지만 이웃간 왕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가 다툼끝에 부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가방이나 비닐봉지에 나눠담아 여러 차례 옮기는 과정에서 한 건물에 사는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의심스러운 광경을 목격하거나 다투는 소리를 들었을만도 하다.

그러나 인근 시흥방조제에서 토막난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주민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김씨에게 의문점을 갖고 신고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은 이곳의 인간관계 단절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방증이 될 수 있다.

한 공인중개사 직원은 "이 동네에 오는 사람들은 일자리에 따라 드나드는 일용직 외국인 근로자들"이라며 "대부분 일하러 밖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서로 잘 알고 지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김씨 집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집 주변으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김씨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한 주민은 "바로 뒷 건물에서 5년을 살았는데 여기에 누가 사는지도 몰랐다"며 "(김하일 사진을 보여주자) 모르는 얼굴이다. 같은 외국인이지만 서로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살던 동네 풍경은 지난해 11월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수원 팔달산 인근에 유기한 박춘풍(55·중국 국적)이나 2012년 토막살인범 오원춘(45·중국 국적)이 살던 장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장소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과 매교동 또한 주택 밀집지역이며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11시께 시흥시 정왕동 자신의 원룸에서 부인 한모(42·여·중국 국적)씨를 둔기로 때리고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시화방조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정왕동 A공장 인근에서 김씨를 체포한 경찰은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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