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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박태환, 빚 갚도록 기회를" vs "그동안 특혜로 충분"

대담 : 노민상 전 감독 / 정희준 동아대 교수

▷ 한수진/사회자: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 박태환 선수. 과연 내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요?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에 대해 국제수영연맹이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는데요. 이제는 국내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따르면,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을 경우, 3년 동안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습니다. 이 규정대로라면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도 없는 건데요. 박태환 선수를 위해서 관련 규정을 고쳐야 할지, 찬반이 엇갈려서요. 양쪽 의견을 듣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박태환 선수의 스승인 노민상 전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감독님, 나와 계십니까?

▶ 노민상 前 감독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걱정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이번 국제수영연맹의 징계 결정, 어떻게 보세요?

▶ 노민상 前 감독

이유야 어떻든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던 건 사실이고요. 결과는 뭐 부모님이나 수영연맹이나 그밖에 대한체육회, 이런 분들이 협조를 잘해주신 덕분에 박태환 선수한테 일단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당초에는 2년 자격정지까지 예상이 됐는데, 징계기간이 단축된 거죠? 

▶ 노민상 前 감독

이게 A샘플이 들어간 날에서부터 적용이 됐거든요. A샘플 들어간 시점이 9월 달에서부터 적용이 되니까 상당히 단축은 된 편이죠.

▷ 한수진/사회자:

이제 국내 규정이 문제인데요. 앞서서도 제가 잠깐 말씀 드렸는데,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르면, 일단 징계가 끝나고 3년이 경과할 때까지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노민상 前 감독

그렇죠. 작년 7월에 개정이 된 부분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해야 될까요?

▶ 노민상 前 감독

외국 사례를 들어보면요, 마이크 펠프스 같은 선수는 마약을 했는데도 FINA(국제수영연맹) 규정에서 나온 대로 적용이 돼갖고 나온 경우도 있거든요? 근데 이 규정을 보면, 물론 당연히 규정을 어겨선 안 되는 거죠. 만들어진 부분이니까. 그런데 지금 18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또 3년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러면 이중처벌이 된다고, 제 개인적으로 소견을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고 싶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중징계가 아니냐, 하는 말씀이시군요? 

▶ 노민상 前 감독

그렇죠. 그리고 이 선수가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데, 수영을 떠나서는 그 선수가 뭘 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한테 진 빚도 열심히 해서 갚아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제도에 묶인다면 선수가 살아갈 앞날이 더 막막해지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또 규정을 만든 지 1년도 안됐기 때문에 '박태환 선수 한 명 때문에 고쳐야 되느냐.' 그런 문제 제기도 있어요? 

▶ 노민상 前 감독

그렇죠. 이건 뭐라고 대답은 할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우리가 한 선수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그에 따르는 후배 선수들이라든지, 박태환 선수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들, 이런 것들이 이루어져서 그 선수한테 나쁜 것만 보지 말고 좋은 쪽을 보면서 기회를 주는 것도 저는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물론 윗사람들이 현명한 결론을 내리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국가대표 수영선수였던 김지현 선수 같은 경우도 감기약 복용했다가 선수자격 정지 2년 처분 받았고,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습니까? 사실상 선수생활 힘들어져서 공군 입대했다면서요? 

▶ 노민상 前 감독

예, 그 선수가 상당히 성실하고요. 홀어머님이 열심히 뒷받침을 하는 선수예요. 제가 대표팀에 있을 때도 그 선수가 들어와 있었거든요? 같이 운동을 했었는데. 자, 이런 경우가 어떤 거냐면 일단은 우리 박태환 선수 때문에 이것도 불거진 것 아닙니까? 지금 박태환 선수의 규정을 놓고 보면, 박태환 선수가 수영을 앞으로 하느냐, 안 하느냐. 리우로 갈 거냐, 안 갈 거냐에 따라서 적용이 되는 것이지. 박태환 선수가 은퇴를 선언해버렸을 경우에는 이런 것들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들이잖아요.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박태환 선수가 그러기에는 나이가 많지가 않아요. 

또 하나는 박태환 선수에게 적용이 된다면, 일단은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 내린 김지현 선수의 2년이라는 것도 자연적으로, 일단 김지현 선수도 이중처벌이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김지현 선수 같은 경우도 이중처벌이다?

▶ 노민상 前 감독

이런 경우는 좀 더 세부사항을 검토한다든지, 어떤 규정보다는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그 대안을 제시를 해서 구제하는 방법도 좋지 않겠냐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죠.

▷ 한수진/사회자:

감독님께서는 리우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명예 회복할 수 있게 해줘야 된다?

▶ 노민상 前 감독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제 희망입니다.
박태환 선수 캡쳐_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노민상 전 수영국가대표팀 감독 얘기 들어봤고요. 이번에는 반대 측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스포츠 사회학자인 동아대 정희준 교수 전화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정희준 교수/동아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지금 박태환 선수 리우올림픽 출전길 막히는데요. 체육회의 규정을 고치면 안 될까요?

▶ 정희준 교수/동아대

안 되죠.

▷ 한수진/사회자:

안 됩니까?

▶ 정희준 교수/동아대

작년에 만든 규정인데, 사실 그 규정은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약물 복용이라든가 승부 조작, 심판 매수, 폭력 문제, 좀 문제가 많거든요. 이런 문제를 좀 근절하기 위해서 작년에 대한체육회가 그런 의지 표명을 위해서 만든 조항이에요. 이걸 박태환 선수라는 한 개인 때문에 허물어버린다는 건 있을 수가 없죠.

어떤 분들 경우에는 '박태환 선수가 명예회복을 해야 된다.' 그래서 '기회를 더 줘야 된다.'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좀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요. 왜 박태환 선수라는 개인 선수를 위해서 우리나라 체육회의 근간이 흔들려야 되는가? 오히려 이런 것들이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한수진/사회자:

스포츠 4대 악을 뿌리 뽑는다고 해서 사실 체육회를 넘어서 정부 차원에서 만든 규정이라고 하는데. 이런 원칙을 개인을 위해서 흔들면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정희준 교수/동아대

그렇죠. 한국 스포츠 전체를 바라보고, 또 우리 한국 스포츠의 미래가 올바로 서기 위해서 만든 규정을 어떤 한 선수 때문에 다 다시 바꿔버린다는 건,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그건 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사실 저도 박태환 선수를 좋아했고, 응원했고 하지만. 그리고 또 매우 안타깝지만, 우리 큰 조직의 근간이 그런 식으로 흔들려버리면 나중에는 어떤 규정을 만들어도 적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것은 안타깝지만 지켜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국제수영연맹이 1년 6개월 징계내린 것 자체가 박태환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런 해석도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이 국내 규정을 앞세워서 결과적으로 박 선수 올림픽 출전 막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주장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정희준 교수/동아대

그건 선수 자격을 정지시키는 것 아닙니까? 대한체육회의 규정은 선수 자격은 그냥 유지를 시켜주고 국가대표 선발에서만 제외를 하는 거예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스포츠계에서 이러한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약물도 있고, 승부조작도 있고, 심판 문제도 있고, 폭력 문제도 있고. 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하는 게 더 확실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한국 스포츠계에 문제가 많았었거든요. 

오히려 3년 후에는 국가대표까지도 자격을 준다는 얘기는, 어떻게 보면 온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그때도 몇몇 전문가나 이 분야에 계신 분들 중에는 '이런 경우에는 아예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더 옳지 않느냐.' 이런 얘길 하셨던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대한체육회도 그것과 관련해서는 '기회를 완전히 봉쇄하는 게 아니고 추후에 기회를 주는 쪽으로 하자.'라고 해서 3년 제한으로 한 거기 때문에, 이건 박태환 선수 입장에서도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옳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제가 어제 마침 수업이 하나 있어가지고요. 제가 체육학과에 있으니까, 체육학과 학생들한테 일종의 여론조사를 해 봤어요. 기회를 줘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그랬더니. 기준을 지켜야 된다, 안타깝고 좀 봐주자는 이야기도,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의견도 있긴 하지만 엄격하게 지켜야 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고요.

▷ 한수진/사회자:

미니 여론조사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말씀이시군요. 어쨌든 지금 교수님께서는 오히려 이 규정도 온정적인 것 같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한 번 잘못 저지르면 영구히 퇴출해야 된다, 이런 입장 쪽에 더 무게를 두시는 것 같고요?

▶ 정희준 교수/동아대

그게 필요할 정도로 한국 스포츠는 좀 안타깝게도 불미스러운 일도 많았고 문제가 많죠.

▷ 한수진/사회자: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러면 동의하지 않으시나요?

▶ 정희준 교수/동아대

이것도 안타깝긴 한데요. 박태환 선수 정도면 본인이 열심히 해서 금메달을 따서 국민들을 기쁘게 해준 것도 있지만, 체육계에서 한 번 따져본다면 굉장한 특권을 누렸던 선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특권이요? 

▶ 정희준 교수/동아대

국민들의 사랑도 받았고, 메달을 따면서 여러 가지 금전적으로나, 인기나, 명예나 굉장한 특권을 누렸던 선수인데. 이런 특권을 누렸던 선수에게 또 다시 특혜를 준다는 건... 글쎄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좀 궁금한데요. 박태환 선수 입장에서도 그 정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고 혜택을 받았으면, 이런 경우에는 본인도 좀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실상 선수 생활 끝나는 건데. 

▶ 정희준 교수/동아대

저는 개인적으로요. 박태환 선수가 지금 나이가 스물일곱 이렇지 않습니까. 그러면 지금 상황이라면 이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아니면 뭐 은퇴를 선언하든지, 이렇게 하면.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서 여론이 좀 일어나서, 여론이 정말로 '박태환에게 기회를 한 번 주자.'라고 하면, 그러면 대한체육회에서 판단하기도 더 쉬울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그런 식으로 스스로의 결정을 뒤집어서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박태환 선수가 좀 담대한 결정을 내리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그리고 3년 후에도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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