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문 끝에 CGV의 '컨퍼런스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업계를 대상으로 한 자료라서 좀 딱딱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는 역시 [고객 마음 속 들여다보기-배급사/배우/감독 브랜드 조사]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믿고 보는 배우와 감독'은 흥미로웠습니다. 연간 4회 이상 영화를 예매한 영화팬 9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응답자의 성비는 남 54.8% 여 45.2%이고요.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 ±3.22%입니다. 정확히 빅데이터 아니고요. 표본오차를 감안할 때 순위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우선 CGV 컨퍼런스 자료에 나온 '믿고 보는 배우' 1, 2, 3위를 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좀 더 자세한 자료도 구해봤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연간 영화 4편 이상 보는 영화팬들의 평가입니다. 최대 4명까지 복수 응답인만큼 오른쪽 끝 '비율'은 100분율이 아니라 응답률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아쉬운 것은 여배우 가운데 1위를 차지한 하지원이 남녀 배우를 통틀었을 경우에는 전체 13위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한국 영화계의 여배우 홀대는 이제 영화의 다양성까지 해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됐습니다. 여배우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잘 나오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여배우들도 광고 이미지 등의 이유로 시나리오를 지나치게 가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독립 중소 영화에 참여하는 스타급 여배우들은 찾기가 어렵죠. 이번 조사에 '믿고보는 할리우드 배우'-여자 배우 1위를 한 스칼렛 요한슨을 볼까요? 스칼렛은 남녀 통틀어서도 5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팬들이 스칼렛 요한슨을 왠만한 남자 배우들보다 높게 평가한 이유는 뭘까요? 그녀의 작품을 볼까요? 2003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2005년 아일랜드, 2008년 천일의 스캔들, 2013년 그녀, 2014년 루시에...아이언맨과 어벤져스 시리즈 등까지 다양하군요. 스칼렛의 연기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영화 속에서 그녀는 충분한 스타성을 발휘하죠. 하여튼, 여배우 1위가 전체 13위에 그치는 우리 영화계는 문제가 있습니다.
2편에선 '연기 잘 하는 배우 순위'와 그 밖에 CGV 컨퍼런스 자료를 좀 더 소개합니다.
▶ [취재파일] CGV 빅데이터 컨퍼런스 자료에는 뭐가 들었나?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