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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자리 뺏긴다" 냉대에 눈물짓는 탈북민

<앵커>

어제(20일)까지는 갈수록 고령화되는 이산가족 문제를 연속 보도해 드렸는데요, 2만7천 명에 달하는 탈북민들도 또 다른 이름의 이산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

명절이면 더 외로워지는 탈북민들을 문준모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지지고, 뒤집고, 무치고 요리하는 손이 분주합니다.

설 명절이 됐지만, 고향에 갈 수 없는 탈북민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함께 나눌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웃어른께 세배도 올립니다.

손님들이 도착하자 정성껏 준비한 요리가 하나씩 올려집니다.

명태회와 명란 볶음, 함경도식 순대, 모두 이북에서 만들어 먹던 고향의 음식들입니다.

[오진하/평양 출신 : 북쪽 하늘 쳐다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고향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고향음식도 먹으면서 그걸로 대리만족을 하는 겁니다.]

북한을 이탈해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지난 2007년 2천600명에서 올해 2만 7천600명으로 10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남한 사람들의 냉정한 시선은 가뜩이나 외로운 탈북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박혜숙/양강도 출신 : 북한에서 왔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니까 그분이 하는 말이 북한에서 살지 여긴 왜 왔냐고. 우리 같은 사람이 오기 때문에 자기네 일자리가 (줄어드는 거라고).]

[박명일/평양 출신 :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뭐 전혀 낯설지 않지만,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북한 사투리를 함에 있어서는 사회적 시선이 안 좋기 때문에.]

탈북민 4명 중 1명이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이나 무시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탈북민들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따뜻하게 품으려는 노력이 통일을 준비하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윤선영, CG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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