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개 넘는 나라 정상이 모이는 아태 경제협력체, APEC 회의를 앞두고 베이징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악명높은 스모그 때문입니다. 일주일 가까운 임시 공휴일, 강제 휴가, 차량 홀짝제,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는 자세입니다.
베이징에서 임상범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베이징 도심을 가로지르는 창안대로의 퇴근길 모습입니다.
평소 같으면 뿌연 스모그 속에 왕복 16차선 대로가 꽉 막혔겠지만 오늘(3일)은 양 방향 모두 소통이 원활합니다.
오늘 새벽 3시를 기해 차량 홀짝제가 전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공안 : 홀짝제 첫 날인데 날짜 기억하기 쉬워요. 홀수날은 홀수 차, 짝수날은 짝수 차가 다니는 겁니다.]
베이징 시내의 모든 건설 공사도 중단됐습니다.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아태 경제협력체, APEC회의를 앞두고 베이징 시 당국이 내린 조치들입니다.
이 덕분인지 베이징의 대기오염 수치는 지난 주말부터 사흘 연속 세계보건기구의 권고 기준을 밑돌고 있습니다.
[리우차이훙/베이징 시민 :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요. APEC 끝난 뒤에도 힘을 모아 계속 이렇게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6일간의 APEC 기간 동안 베이징의 모든 국가기관과 학교는 임시공휴일, 또 대부분의 민간 기업들은 장기 휴가에 들어갑니다.
쾌적한 APEC회의를 위해 사실상 수도를 비워버리는 말 그대로 극약처방인 셈입니다.
뜻밖에 생긴 황금연휴에 기차역에는 표를 사기 위한 긴 줄이 생겼고, 제주도 등 한국 관광 상품도 일찌감치 매진되는 등 또 한 번 요우커 특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