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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자 총살' 불구…北 흔드는 한국 드라마

<앵커>

북한 민심을 북한 주민에게 직접 들어보는 연속 보도입니다. 주민들 사이에 남한 드라마가 퍼지며 인기를 끌고 있고, 북한 당국은 극단적인 처벌로 대응하고 있다는 증언입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을 왕래하는 북한 주민들은 요즘 방영되고 있는 남한 드라마 이름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나만의 당신' 아침에 드라마 하는 거, 나 그거 진짜 재미있더라. 나 눈물 흘리며 봅니다.]

CD로 재생할 수 있는 일명 '녹화기'가 보급되면서, 북한에서도 남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08년·2009년·2010년에 알판(CD) 한때 많이 돌아서 그거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지. 젊은이들은 저녁에 불(전기) 오게 되면 모여서 영화 보느라고.]

하지만, 김정은 집권 후 불시 검열이 잦아진 것은 물론, 남한 드라마 CD를 유통한 주민을 총살하는 등 통제가 대폭 강화됐습니다.

[전기 주고 한 시간 있다가 들이치든지, 갑자기 문 두드려서 와서 검열하니깐 (남한 드라마) 보면 꼼짝 못하죠. 작년 5월엔가 총살 당했는데, 남자하고 여자. 한 사람은 날라다 주고, 한 사람은 팔고. 남조선 영화 보면 이렇게 총살한다는 걸.]

하지만, 북한의 청소년들은 지금도 USB를 이용해 남한 드라마를 몰래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5, 16살 된 아이들이 하나 좀 보고 컴퓨터에서 복사해서 갖고 가서 보고 이렇게 해서 아이들 때문에 퍼지는 게 더 많아요.]

이곳 단둥의 공장 곳곳에는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수십 명 또는 수백 명 단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북한으로 송금하는 돈은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외부 정보확산의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남한) 사람 만나면 부러울 거 같아. 거기는 자유롭게 살고 행복하게 살잖아요. 먹을 거 근심 없고 하고 싶은 일 하며 살잖아.]

북한의 엄격한 통제에도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남한의 대중문화가 북한 주민들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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