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평평한 튜브를 제단으로 삼고 미사를 집전한 한 신부가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밀라노 대교구의 마티아 베르나스코니(Mattia Bernasconi, 36) 신부는 이탈리아 남부 항구도시 크로토네에서 지난 17일부터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여름 캠프를 이끌었습니다.
더위를 피해 나무들 사이에서 일요일 야외 미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그늘을 찾을 수 없었던 신부는 근처에 있던 한 가족의 제안에 매트리스형 튜브를 제단으로 사용하고 신도들과 수영복을 입고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상반신을 탈의한 신부와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 앉아 미사 드리는 신도들의 모습을 촬영한 현지 주민들은 현장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크로토네-산타 세베리나' 대교구는 "미사에 예의를 갖출 것"을 요구하며 성명문을 통해 "수련회, 학교 캠프, 휴가지 등 어떤 특별한 경우에는 교회 밖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절한 방법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과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습니다.
담당 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교 모욕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마티아 베르나스코니 신부를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마티아 베르나스코니 신부 역시 지난 27일 담당 지역 교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 결정이 경솔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미사를 모독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현지 누리꾼들은 "너무 자유로워서 거룩한 미사를 망친 예시", "변화는 이렇게 오는 것. 아무에게도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등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트위터, 마티아 베르나스코니 페이스북, 지역 교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