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 총리(왼쪽)와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
현지시각 어제(2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합이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권 블록과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에서는 야권이 근소하게 우세했지만, 이후 발표된 수정 출구조사에서 네타냐후 진영이 의석을 늘리면서 일부 조사에서는 판세가 역전됐습니다.
그러나 양측 모두 과반 의석에는 크게 못 미쳐 뚜렷한 승자는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러한 초박빙 양상이 공식 개표 결과로 확정될 경우 어느 쪽이든 연정 구성을 놓고 험난한 협상 과정을 거칠 전망입니다.
현지시각 어젯밤 10시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현지 주요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에서 반(反) 네타냐후 정당들과 친(親) 네타냐후 정당들 모두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61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채널12의 수정 출구조사에서는 전체 120석의 크네세트(의회) 의석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집권당인 리쿠드당이 개별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27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리쿠드당을 포함해 친네타냐후 정당들은 모두 52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네타냐후 성향의 4개 유대계 야당은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 21석을 포함해 모두 49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랍계 정당인 라암과 조인트 리스트(Joint List)가 각각 7석과 12석을 확보해 차기 정부 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공영방송 칸11과 채널13의 수정 출구조사에서는 친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이 각각 51석으로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아랍계 정당들은 두 조사에서 모두 1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세 방송사 모두 리쿠드당이 27석으로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아이젠코트는 이번 결과가 "네타냐후 총리의 전면적인 신뢰 상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이젠코트는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스라엘 국민이 네타냐후 총리 체제 이후의 변화를 선택했다"면서 새 정부 구성 추진 의지를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68석으로 연정을 이끌어온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출구조사 결과대로 의석수가 50석 안팎으로 급감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권좌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리쿠드당 소속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야권이 축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썼습니다.
출구조사에서 개별 정당 가운데서는 리쿠드당이 최대 의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판세가 워낙 박빙인 만큼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공식 결과는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면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이 각 정당 지도자와 협의한 뒤,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에게 정부 구성 임무를 맡기게 됩니다.
해당 후보는 최장 6주 안에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하며, 실패하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가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연정 구성의 열쇠를 쥔 것은 아랍계 정당들입니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아랍계 정당들이 연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서도 외부에서 특정 세력을 지지하거나, 차기 정부 구성 관련 표결에서 기권하는 방식으로 연정 구성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아랍계 정당들은 아이젠코트가 주도하는 반네타냐후 진영에 속하지는 않지만, 야권 진영을 지지하는 방안에 열린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물론 아이젠코트도 지금까지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해 온 만큼, 집권을 위해 총선 공약을 뒤집는 선택을 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복잡한 협상에도 과반 의석을 확보한 세력이 나타나지 않으면, 결국 내년 초 선거를 다시 치러 정부 구성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때까지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정부의 수장으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습니다.
재선거를 치르더라도 똑같은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서 네타냐후의 임시 총리직 수행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2022년 11월 이전 3년 반 동안 다섯 차례 총선이 치러진 바 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총선은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신임 투표로 평가됩니다.
극우 정당들을 등에 업고 지난 4년간 초강경 기조를 이어온 네타냐후 정부의 정책에 실망한 아랍계 주민 등이 대거 투표에 나서면서 투표율은 근래 보기 드물게 높았습니다.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77.7%로 1999년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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