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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 레슬링 김현우 전국체전 우승…"나를 넘는 후배 없어 가슴 아프다"

김현우가 20일 제주시 제주복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서도 레슬링 남자 일반부 그레코로만형 82㎏급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우가 20일 제주시 제주복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서도 레슬링 남자 일반부 그레코로만형 82㎏급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레슬링의 전설 김현우(38·부천시청)가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국내 최강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김현우는 20일 제주시 제주복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남자 일반부 그레코로만형 82㎏급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준준결승에서 박대건(세종시레슬링협회)을 7대 0으로 꺾은 김현우는 준결승에서 양세진(한국조폐공사)을 9대 0 테크니컬 폴승으로 제압했고 결승에서도 강보성(성신양회)을 13대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러나 우승을 차지한 김현우의 표정은 밝지 않았고, 자신을 뛰어넘는 후배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한국 레슬링의 현실에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현우는 "이제 나이가 들어 안 아픈 곳이 없다. 회복 속도도 느려졌다"며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나를 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은퇴하면 후배들의 목표가 사라질 것 같다"며 "후배들이 하루빨리 나를 잡아주길 바란다. 나를 은퇴시켜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현우가 부상과 체력적인 부담을 견디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이유는 후배들을 향한 책임감 때문입니다.

그는 현역 선수로 뛰면서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도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엔 대한레슬링협회 미래국가대표 지도자로 선임돼 주니어 선수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김현우는 지도자로서 느끼는 책임감이 14년 전 런던 올림픽 당시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내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한국 레슬링이 노골드의 수모를 겪는 상황이었다"며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심정이다.

유망주를 발굴하지 못하면 한국 레슬링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지금 내 목표는 어린 선수들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우는 것"이라며 "선수 유입이 적고 훈련 환경도 열악하지만, 유망주들의 실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면 희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우는 최근 한국 레슬링의 국제대회 부진이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국제대회에서 계속 고전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는 것"이라며 "실력만 놓고 보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간절함과 동기 부여"라며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발굴이라는 인생 2막의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김현우의 '영혼의 단짝'인 류한수(38) 전주대 플레잉 코치는 21일 전국체전 레슬링 남자 일반부 그레코로만형 72㎏급 경기를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류한수 역시 김현우처럼 지도자 생활을 병행하며 국내 대회에만 출전했고, 최근 부상이 잇따르면서 유망주 육성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김현우는 "런던 올림픽 당시 (훈련 파트너였던) 류한수 형이 있었기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항상 의지하고 존경했던 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수 형과 함께 한국 레슬링을 이끌어왔는데, 이제는 지도자로도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류한수 역시 지난 7월 대한레슬링협회 미래국가대표 트레이닝 코치로 선임돼 후계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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