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주택가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해 달아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가해 남성은 가정폭력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아내에 대한 접근금지 처분이 풀린 지 11일 만에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먼저 안희재 기자입니다.
<안희재 기자>
어두운 새벽 주택가, 검은 옷의 남성이 여성을 끌고 갑니다.
여성이 발버둥 치며 도움을 청하지만 소용없습니다.
[아, 아저씨.]
경찰이 도착해 주변을 수색했지만 두 사람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119 불렀어요?) 남자가 머리를 잡고 끌고 갔다고, 이쪽으로.]
서울 송파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렸단 신고가 접수된 건 오늘(11일) 새벽 5시 40분쯤.
26살 김 모 씨가 장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장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인근 주민 : '사람 살려' 이런 소리가 들려서 나가 보니까, 주민들이 나와서 수건으로 응급 처치를 해주고….]
김 씨는 범행 직후 아내인 23살 A 씨를 차량에 태우고 달아났다가 범행 7시간 만에 강원 양양의 한 야산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 씨도 근처에서 발견됐는데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김 씨는 최근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혼인신고를 했다가 혼인 무효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지난 8월 아내가 폭행 사실을 경찰에 알린 겁니다.
경찰은 지난달 2일 A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재범 위험이 가장 높은 등급으로 지정해 신변보호 조치에 나섰지만, 비극을 막진 못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첫 번째 접근금지 처분이 종료된 지 11일 만의 일입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존속살해와 특수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앵커>
용의자가 압송돼 온 서울 송파경찰서에 취재 기자 나가 있습니다. 현장 바로 가보겠습니다.
임지현 기자, 조사 시작됐습니까?
<임지현 기자>
네, 장모를 살해하고 강원도 양양으로 도주했던 피의자는 한 시간 반쯤 전인 저녁 6시 반, 이곳으로 압송됐습니다.
[김모 씨/장모 살해 용의자 : (피해자에게 딱히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현장에서 왜 도주하신 걸까요?) 조사에서 다 얘기하겠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 만인 오전 10시 30분쯤, 아내를 먼저 찾았고, 이후 12시 반쯤 김 씨를 근처에서 긴급체포해 이곳으로 압송해 왔습니다.
김 씨는 산 중턱에서 "서로 갈 길 가자"며 아내와 헤어진 걸로 전해집니다.
경찰은 김 씨가 혼인 무효 소송 과정에서 아내 가족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한 건지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또, 김 씨가 어제(10일) 예정이던 경찰 조사에 불응한 지 하루 만인 오늘 범행을 저지른 점으로 미뤄, 상습 가정폭력 혐의 수사가 범행 동기인지도 캐묻고 있습니다.
<앵커>
피해자 신변보호 조치도 했다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가 뭔가요?
<임지현 기자>
네, 경찰은 지난달 2일 아내에게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습니다.
김 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조치한 건데, 경찰 조사 결과, 이 스마트워치 전원이 지난달 15일 이후 줄곧 꺼져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추가적인 충전 활동이 없어 스마트워치 배터리가 방전됐던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재범 가능성과는 별개로, 외관상 아내에게 별다른 상처가 없어 김 씨 신병 확보 필요성이 시급하진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접근 금지 처분이 만료된 뒤 경찰이 추가 연장 조치에 착수한 사이, 김 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조창현, 영상편집 : 안여진·김종태)
접근금지 풀린 틈타 '장모 살해'…범행 왜 못 막았나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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