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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인데 "못 알아듣겠네"…공공 언어도 '한글 홀대'

<앵커>

한글을 또 하나의 경쟁력으로 삼는 기업들의 행보와는 반대로, 정작 우리 공공기관들은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도시를 상징하는 공식 표어에도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공공기관의 언어 사용 실태를 유수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시청 앞 광장.

서울을 상징하는 커다란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영어로, 한글은 한 글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민선웅·최아영/서울 거주 : ('서울 마이 소울'이 서울시 표어인데, 어떤 의미인지 아세요?) 아니요.]

[이주리/경기 거주 : (어떤 의미인지 아실까요?) 잘 모르겠어요.]

[김태성·김현숙/서울 거주 : 서울이 나의 영혼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표어의 의미,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된다'는 뜻입니다.

경기는 '고 그레이트 경기', 부산 '부산 이즈 굿', 인천 '올 웨이즈 인천' 등 서울을 포함해 전국 16개의 광역지방자치단체 절반인 8개 도시가 한글 대신 영어로 된 공식 표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김태성·김현숙/서울 거주 : 한글로 표어를 만드는 것도 더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같은 것도 되레 더 인기가 많은 걸로 아는데….]

전문가들은 이런 영어 표어가 시민들의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우리 도시, 지역의 구호라는 느낌을 제대로 받기 좀 어렵죠. 또, 한류의 흐름과 한글에 대한 관심 때문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건데….]

각종 정책 홍보물과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정부 부처의 공공 언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타운홀 미팅', '혈당 스파이크' 등 낯선 외국어와 외래어가 그대로 등장합니다.

정부의 공식 발표임에도 우리 국민이 못 알아들을 수 있는 겁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분명히 있단 말이죠. 공공 정보에서 소외당하고 배제당하는 꼴밖에는….]

정부 기관부터 우리말의 가치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범·강시우,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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