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원 과자로 재판까지, 지옥의 1년 6개월
[김덕준/김영식 씨 아버지 : IQ가 31이라고 그러더라고요. 혼자서 사회생활을 못하고 항상 활동 보조인이 지키고 있어야 된다. 그런 상태고 말 못하고 말 알아듣지 못하고…]
세 차례에 걸쳐 김 씨가 돈을 내지 않고 먹은 건 초코바 2개와 초코파이 1개, 총 2천5백 원어치였습니다. 당시 가게 안엔 "도난 사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합의하지 않는다", "꼭 합의가 필요하면 최소 50만 원"이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김덕준/김영식 씨 아버지 : 그거를 어디 가서 훔쳐 먹었다는 생각을 못 했죠. (가게 주인이) '저는 그러면 합의 안 하겠습니다' 그러더라고요.]
경찰은 김 씨가 지적 수준이 현저히 낮은 중증 발달장애인이라는 점 등을 확인하고도 양측이 합의하지 않는다며 절도 혐의로 송치했고, 검찰도 기소유예가 아닌 벌금 10만 원, 약식기소를 했습니다. 유죄 취지의 결정이 내려지자 김 씨 가족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지난달 9일, 1년 6개월 만에 내려진 1심 법원의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지적 수준이 4-5세 유아기인 김 씨가 값을 치러야 한다는 의사 결정을 할 능력이 없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또한 김 씨가 과자를 훔쳐 달아난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바로 섭취하는 등 통상적인 수법의 절도라고 볼 수 없고, 경찰 조사와 재판장 신문 과정에서도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김 씨 아버지가 대신 답변했다고 판시했습니다.
검찰은 왜 유죄 취지로 약식기소 했을까?
계속되는 발달장애인 절도 논란, 해법 있을까?
[김민영/경기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 : 발달 장애인 같은 경우에 무인 점포가 가장 취약한 곳이에요. 무전취식으로 그렇게 지금과 같은 사건들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무래도 점포 점주가 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너무 없었다라는 거. 경미한 이런 사건이나 이런 경우에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요. 이분들한테는 양형을 구형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요. 재범을 예방하는 게 또 가장 큰 목적이잖아요. 본인이 인식할 수 있게끔 별도의 개별 교육을 하는 이런 제도, 그런 것들 통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5월, 현행 발달장애인 전담 수사관 제도를 점검하고 전문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정기적으로 공개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이 발달장애인 조사에 관한 특칙까지 신설했지만 장애인단체 측에선 구체적인 규정이 담기지 않았다며 형식적인 변화라고 비판하는 상황. 김 씨는 1년 6개월 만에 2500원어치 과자를 훔쳤단 낙인에서 풀려났지만, 발달장애인 수사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고민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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