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7일로 발발 3년을 맞았습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7만4천명 이상이 숨지고 가자지구 대부분이 폐허가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휴전으로 전면전은 일단 멈췄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은 여전히 거의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종전 계획도 하마스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라는 난제에 막혀 1년째 교착 상태입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 약 3분의 2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고, 210만명에 이르는 주민 대부분은 해안 지대로 내몰린 채 식량난과 주거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하며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가자지구에 끌고 갔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에 나섰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7만4천명을 넘어섰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의 희생도 막대했습니다.
3년간 이어진 폭격과 지상전으로 가자는 거대한 폐허로 변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군사시설로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난민촌과 학교, 병원 등도 공격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유엔 자료와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가자지구 건축물의 82% 이상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건물 잔해만 약 6천100만톤(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쟁 기간 가자지구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주민 가운데 10만명 이상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세로 하마스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2024년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됐고, 이스라엘 기습을 주도한 야히야 신와르도 같은 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되는 등 지도부가 잇따라 제거됐습니다.
그러나 하마스는 상당한 전력 손실에도 조직을 유지한 채 여전히 가자 일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후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을 포함해 2천여명이 사망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양측에 분쟁 종식을 압박해왔습니다.
전쟁의 흐름을 일단 끊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20개 항의 종전 계획이었습니다.
1단계에는 모든 군사작전 중단과 이스라엘군 일부 철수, 인질·수감자 석방, 대규모 구호물자 반입 등이 담겼고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10일 휴전이 발효됐습니다.
하마스에 억류돼 있던 마지막 인질들이 석방되고 이스라엘에 수감·구금돼 있던 팔레스타인인 수백명도 풀려났습니다.
후속 단계에서는 하마스가 무장해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위원회'의 감독 아래 팔레스타인 기구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도록 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철수해 임시 국제안정화군(ISF)에 지역 통제권을 넘기고 이후 본격적인 재건에 들어간다는 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휴전 이후 1년이 지나도록 핵심 후속 조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하마스 무장해제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 보였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하마스가 자신들이 보유한 무기를 미국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정부의 통제 아래 보관하는 데 동의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기 포기 의사를 의심하며 '완전한 무장해제'가 이뤄지기 전에는 철군하지 않겠다고 맞섰습니다.
전후 통치와 치안을 맡을 기구들도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가자 통치기구는 올해 1월 출범했지만 아직 가자지구에 들어가지 못했고, ISF도 미군이 사령관으로 임명되고 인도네시아, 모로코, 카자흐스탄 등 일부 국가가 병력 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장기적으로 병력 2만명을 배치하고 팔레스타인 경찰 1만2천명을 훈련한다는 구상도 아직 계획 단곕니다.
양측이 서로 휴전했지만, 포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력을 재편하고 재무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거의 매일 공습과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이를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휴전 이후에도 팔레스타인인 최소 1천400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기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공격이나 교전으로 이스라엘군 5명이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습니다.
휴전 이후 구호물자 반입이 늘면서 인도주의 상황은 일부 개선됐지만 주민들이 처한 상황은 심각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에 따르면 주민 120만명 이상이 여전히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으며, 약 28만명은 침수 위험이 있는 천막촌이나 파손된 건물, 과밀한 임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텐트용 금속 지지대와 엔진오일, 각종 예비 부품 등의 반입도 제한하면서 생활 여건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재건도 출발선에 머물러 있습니다.
평화위원회는 지난달 24억5천만달러(약 3조3천억원) 규모의 초기 재건계획을 발표했지만, 유엔과 유럽연합(EU)은 향후 10년간 714억달러(약 95조6천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주택과 학교, 병원, 도로뿐 아니라 상하수도와 전력망까지 광범위하게 파괴돼 정치적 합의가 이뤄져도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육체적 상처 못지않게 3년간 누적된 양측의 증오와 정신적 상처도 종전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2023년 10월 7일 기습을 직접 경험한 이스라엘 주민들은 아직 당시의 기억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가자 주민들에게 지난 3년은 가족과 집, 생계 기반을 잃고 반복적으로 피란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자 주민은 폭격과 봉쇄, 폐허 속에서 고통받고 이스라엘 주민들은 10·7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면서 양측의 불신과 적대도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 발발 3주년 성명에서 "지난해 휴전이 일부 안도감을 가져왔지만 아직 안보와 충분한 인도주의 지원, 회복과 평화로 가는 신뢰할 만한 길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당사자가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고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토대로 휴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3년 전 시작된 가자전쟁은 대규모 전면전이 멈춘 뒤에도 공격과 점령, 인도주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휴전을 지속가능한 종전과 평화로 바꾸는 과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