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비걸의 간판 옐
"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면 무언가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30대가 기대됩니다."
춤으로 자신의 한계를 깨부수는 한국 비걸의 간판 옐(김예리·26)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만큼 값진 수확을 안고 돌아갑니다.
자신의 기량에 대한 확신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입니다.
김예리는 이번 대회 브레이킹 여자부 8강전에서 중국의 강호 671(류칭이)에게 패하며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는 "몸을 갈아 넣으며 연습했기에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조금만 더 다듬으면 세계적인 선수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생겼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습니다.
2021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최초의 태극마크 비걸이 된 김예리에게 이번 대회는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안게임입니다.
이번 8강 상대였던 671은 아시아 브레이킹 강국 중국의 에이스이자 이번 대회 동메달리스트입니다.
김예리는 "이름값이 엄청난 선수를 상대하는 도전자 입장이었기에 잃을 것이 없었다"며 "이전에도 671과 두 번 정도 맞붙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나은 기량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자를 상대로 심사위원의 표를 뺏어오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 얻어낸 두 표는 내게 큰 의미"라며 "그전에는 대부분 0표를 받거나 강자에게 몰표가 가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승부로 희망을 얻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릴 적 청각장애 판정을 받아 보청기를 착용하는 그에게 소리의 제약은 자신의 일부일 뿐, 결코 기량을 가두는 한계가 되지 못했습니다.
음악 비트가 잘 들리지 않을 때는 속으로 박자를 셌고, 관중의 함성에 음악이 묻힐 때면 상대의 움직임을 읽어내며 흔들림 없이 춤을 이어갔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브레이킹에 입문해 2018 부에노스아이레스 하계청소년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쉼 없이 도전해왔지만, 쉴 새 없이 변하는 세계 무대의 벽 앞에서는 고민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예리는 "한국에서는 일찍 시작한 편에 속하지만, 중국 등에서는 나보다 대여섯 살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이내 노련한 선배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는 "국제대회에 나와보면 예전에 활동하던 분들 대신 새로운 얼굴이 대부분인데, 나 역시 홍텐(김홍열) 오빠처럼 길게 내다보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대중 앞에 서는 이유도 뚜렷합니다.
브레이킹 댄서들이 학교 강당이나 아파트 놀이터에서 공연하며 생계를 유지하거나 투잡을 뛰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후배들을 위한 길을 닦고 싶기 때문입니다.
김예리는 "어린 친구들이 계속 씬(Scene)으로 올라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다"며 "댄스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이 지켜보는 큰 무대인 만큼,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진=세계댄스스포츠연맹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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