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스페인 정부가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세입자 보호 대책이 의회에서 전부 부결됐습니다.
최근 87세 노인 강제퇴거 사건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야권 반대로 법안이 무산되자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의회는 현지시간 2일 028년까지 임대차 계약 자동 연장, 단기 임대차 규제 강화, '투기성' 펀드의 주택시장 투자 금지, 취약계층 세입자 퇴거 제한, 주택 임대·건축 세제 혜택 등을 담은 법령 2건을 모두 부결했습니다.
보수 야당 국민당(PP)과 극우 복스당(VOX)뿐 아니라 한때 산체스 정부에 협조했던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 '카탈루냐와 함께'(Junts)도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의회 바깥에서 수천 명이 시위하는 가운데 표결 직전 "계속 오르는 임대료로 항상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을 생각해보라"고 호소했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스페인은 단기 관광객 수요를 겨냥한 부동산 투기 등으로 고질적 주택난에 시달려왔습니다.
최근에는 마드리드의 집에 70년 넘게 거주한 마리 카르멘 아바스칼(87)이 급등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강제 퇴거당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습니다.
임차인 보호단체들은 주택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임차료를 동결하고 강압적 집주인을 제재하는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집에서 쫓겨난 노인의 이름을 따 '마리카르멘법'으로 불립니다.
좌파 소수 정부를 이끌어온 산체스 총리가 이번 기회에 내년 여름까지 임기인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산체스 총리는 이미 지난 7월 북아프리카 영토 세우타에서 발생한 이민자 대규모 월경 사태와 가족 비리 의혹 등으로 위기에 몰린 상탭니다.
산체스 정부는 광장 점거 시위를 해산해달라는 마드리드 지방정부 요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날 의회 표결은 여권의 요구에 따라 기명으로 진행됐습니다.
일간 엘파이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산체스 총리가 조기 총선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진실의 시간이 왔다"며 야권에 "사회적 다수 편에 설지, 투기꾼 편에 설지" 선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산티아고 아바스칼 복스당 대표는 "선거를 빨리 치를수록 더 좋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당이 지지율 34%, 산체스 총리가 속한 사회노동당(PSOE)이 26%를 기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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