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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지켜본 16시간 비행…판다 2마리의 특별 임무?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난달 방미 직후, 미국 애틀랜타에 자이언트 판다 1쌍이 도착했습니다. 중국이 '판다 외교'를 다시 시작한 것인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비디오머그 소환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현지시간 9월 27일 일요일 아침 보잉 777 화물기 1대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에 내려앉았습니다.

화물칸의 주인공은 중국 청두를 출발해 약 16시간을 날아온 자이언트 판다 2마리 '핑핑'과 '푸슈앙'입니다.

비행 중 알래스카 부근을 지날 때는 항공 추적 사이트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추적된 항공기'에 오를 만큼 관심을 받았습니다.

수컷 '핑핑'과 암컷 '푸슈앙'은 모두 2020년생입니다.

'핑핑'은 평화, '푸슈앙'은 겹경사라는 뜻입니다.

2마리 모두 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식 연구기지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판다들의 안전한 여정을 위해 기내에는 찐 옥수수빵과 죽순, 당근이 넉넉히 실렸고 숙련된 미국 측 사육사들이 동행했습니다.

중국 역시 수의사와 사육사 2팀을 애틀랜타에 미리 파견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판다를 맞이한 애틀랜타 동물원은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청두와 기후가 비슷한 애틀랜타 현지에서 기른 대나무를 장기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판다 대여 기간은 10년입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동물 교류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 무역, 타이완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서는 큰 돌파구를 찾지 못했지만 양국은 8개 항목의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판다 외교'입니다.

중국의 '판다 외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1941년 미국, 1957년 소련에 이어 1972년 닉슨 대통령의 방중 이후 워싱턴 국립동물원에도 판다 1쌍이 보내졌습니다.

1980년대부터는 무상 증여 대신 장기 대여 방식으로 전환되어 해외에서 태어난 새끼는 물론이고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경우 판다를 계약 연장 없이 귀환시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던 2023년 워싱턴 국립동물원의 판다 가족이 중국으로 돌아갔고, 애틀랜타 동물원에 살던 판다 4마리도 2024년, 25년 간 이어졌던 대여 계약이 종료되며 미국을 떠났습니다.

일본 역시 다카이치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 언급 이후 중일 관계가 얼어붙으며 지난 1월 마지막 남은 판다 2마리가 반환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애틀랜타의 판다가 돌아온 것은 귀환 후 불과 2년 만으로 새로운 10년 계약입니다.

판다가 사라졌던 자리에 다시 판다가 돌아온 것 자체가 달라진 미중 관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물론 '판다 외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겉으로만 요란한 속 빈 강정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죠.

심지어 이번 회담의 확실한 승자는 판다 2마리를 확보한 애틀랜타 동물원뿐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나옵니다.

판다가 정상회담의 빈자리를 채운 셈이라는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관세, 기술, 타이완 문제 등 세계 질서의 미래를 두고 좁히기 힘든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두 판다가 애틀랜타에 머무는 동안 양국 관계는 수없이 출렁일 것입니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판다만큼은 모두가 좋아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도착한 '핑핑'과 '푸슈앙', 두 나라 관계에 온기를 더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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