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법원 법정
검찰이 어린 자녀를 태우고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오늘(30일) 대전지법 제1형사부(강길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38) 씨의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 19분쯤 충남 홍성군 한 도로에서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211% 상태에서 시속 178㎞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 B(28)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고를 내고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도 받습니다.
제한속도를 시속 118㎞가량 초과해 신호를 위반하며 난폭 운전하던 차에는 A 씨의 4살·6살 두 딸도 타고 있었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무서워. 엄마, 제발 천천히 가줘"라고 호소하는 두 딸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사고 후 A 씨는 도리어 자신의 아이들이 놀랐다며 목격자 등을 향해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검찰은 난폭 운전과 교통사고로 A 씨의 딸들이 겁을 먹었고, 이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보고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도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모두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오늘 재판에는 피해자 가족이 참석해 A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B 씨 아버지는 증인석에 나와 "블랙박스 속 아이들의 반응을 잘 살펴봐 달라. 피고인의 음주·난폭 운전이 처음이 아닐 것"이라며 "그 속도로 아이들을 태우고 주행했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고, 합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머니도 피고인과 변호인을 향해 "진심 어린 사과 한 번 했느냐"며 울부짖었습니다.
A 씨 측은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A 씨 변호인은 "원심에서 사실오인 주장을 했던 것은 피고인이 책임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술에 취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해 변호인이 판단에 따라 그렇게 처리한 것"이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하다 보니 전방 100m가량 더 진행한 뒤 정지했다가 사건 현장으로 돌아왔으며, 도주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합의를 위해서도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지금이 제 삶에서 가장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으로, 남은 인생은 돌아가신 분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평생 뉘우치며 반성하겠다"며 "제 행동의 죄가 무겁지만, 교화 가능성을 생각해서 선처해 달라. 피해자 가족분들께 너무나 죄송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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