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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기능올림픽] '0.1초의 감각'이 승부 갈랐다…K-숙련기술 뽐낸 메달리스트들

상하이 기능올림픽 인터뷰 모습
▲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한 염정민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제48회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6개와 우수상 16개를 획득하면서 종합 2위를 기록했다.

개최국인 중국이 64개 직종 중 금메달 41개를 휩쓸면서 종합 우승을 했지만, 한국은 지난 2024년 리옹 대회에 이어 종합 2위를 지켰다.

상하이에서 각 직종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났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직종별 만 23세에서 25세 이하의 청년 숙련기술인을 대상으로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상하이 현지에서 기능올림픽대회를 마무리한 청년들을 만났다.
상하이 기능올림픽 인터뷰 모습
▲ 용접 직종 은메달 - 안창용(삼성중공업 소속, 23살)

-용접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기계공업고등학교 1학년때 방황을 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으니 아버지가 학교 기능반에 들어가서 용접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용접을 해왔고 국내 전국기능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삼성중공업에 특채로 입사하게 됐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용접 직종은 어떤 걸 다루나.

"기능올림픽에서는 여러 종류의 용접을 전부 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선소에서 많이 쓰는 용접은 와이어가 자동으로 계속 나와서 빠르고 강력한 용접 방식이다.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 같은 경량화된 작업에 특화된 미세한 용접도 있다. 또 군대에서 많이 쓰는 전기 용접이라고 해서 스틱 막대기로 하는 용접도 있다. 이런 여러 종류의 용접 과제를 모두 잘 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채점 방식은.

"용접이 된 외관(겉모습)을 채점한 다음 내관 채점이라고 해서 엑스레이를 찍어서 살펴본다. 엑스레이로 봤을 때 용접부에 기공이 있거나 결함이 보이면 점수가 깎인다. 용접할 때 0.1초 불이 깜빡이는 것에 미세하게 반응을 해야한다. 조그만한 공기방울이 0.1초 정도 보일 때 바로 용접을 멈추고 그 부분을 갈아낸다거나 대응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경기 중 위기의 순간은.

"제가 해왔던 철판과 다른 느낌의 재질을 가진 철판이 과제로 나왔다. 그래서 용접을 하다가 멈추고 한 30초 정도 숨 쉬고 물 한잔 먹고 마음을 다잡은 뒤 다시 용접에 임했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자신감을 가지고 '모두에게 증명해보이겠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다짐했다."

상하이 기능올림픽 인터뷰 모습
▲ 전기제어 직종 은메달 - 배신욱(삼성중공업 소속, 20살)

-중국이 가장 견제됐다고.

"전기제어 직종은 중국이 이전 두 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연속으로 획득했다. 개최지가 중국이어서 전기 자재가 거의 중국 현지 제품을 써야 했다. 중국 선수들의 경우 익숙한 로컬 재료를 쓴다는 점에서 많이 유리한 데다 원래 중국이 잘하니까 많이 신경이 쓰였다."

-경기 중 힘들었던 점.

"대회가 진행되는 4일 동안 잠을 별로 못 자서 몸이 처진 느낌이 들었고, 그렇다보니 작업 시간 자체가 좀 지연되는 면이 있었다. 한국에서 훈련할 때는 땀이 이렇게 안 났는데 이번 대회 때는 한 번 작업하면 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

-몇 개월 간 준비했던 기능올림픽이 끝났는데.

"제가 기능올림픽 나간다고 부모님이 한 달 전부터 절을 다니면서 기도를 하시더라, 부모님과 지도위원, 부지도위원 선배들에게 감사하다. 이제 국제대회를 경험한 선배로서 후배들한테 경험을 가르쳐주며 지도하는 일을 하고 싶다."

상하이 기능올림픽 인터뷰 모습
▲ 타일 직종 우수상 - 염정민(개인, 22살)

-경쟁 국가 선수들이 선전했는데.

"타일 직종은 보통 기능올림픽에서 3~4개 국가의 선수들만 최종 완성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제 완성을 한 나라들이 좀 많았다. 저를 포함해서 중국,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까지 5개 국가가 완성을 했더라. 타일 직종의 경우 국가 차원의 기술 노하우보다는 선수 개인 역량에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나.

"기능올림픽 대회가 진행되는 4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차'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도면에 제공되는 치수가 있는데, 계산이 틀리면 재가공을 하거나 전 작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치수가 달랐던 것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스스로 '너 지금 이거 할 수 있냐'라고 질문을 던졌고, '나 지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실수와 변수가 생겨도 어떻게든 해낸다는 생각으로 했다."

-손톱이 울퉁불퉁 갈려있는 것 같다.

"손톱을 짧게 깎으면 타일을 갈아내는 작업을 하다가 살이 다치기 때문에 손톱을 길게 두는 편이다. 그래서 작업하다보면 손톱이 갈려져있거나 오염된 경우가 많다."

-경기를 마무리한 소감.

"기능올림픽을 위해 달려온 과정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아쉬운 마음도 든다. 얼른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막상 끝나니 아쉽다. 너무 값진 경험이었다. 오로지 한 분야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닌데, 기회가 저한테 왔다는 게 너무 좋았다. 홀로 누나와 저를 키우느라 힘들었을 어머니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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