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광산 진폐 권익연대의 시위 모습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을 정한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 조항을 진폐증의 특수성을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완치가 어렵고 뒤늦게 합병증이 발현되는 질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작업장 근무로 진폐증을 얻게 된 것이 명백하다면 신청이 늦었더라도 재해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 씨 유족이 한국광해광업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재해위로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1992∼1995년 B탄광에서, 이후 1996∼2009년 C탄광에서 근무했습니다.
A 씨는 1994년 10월 B탄광에서 근무하던 중 진폐증 1형을 진단을 받았으며 C탄광에서 근무하던 2003년 10월에는 장해등급 13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C탄광이 2009년 7월 폐광된 이후에도 A 씨의 진폐증은 악화했습니다.
2013년 6월에는 장해등급 11급, 2015년 9월에는 장해등급 7급을 판정받았다가 2017년 6월 사망했습니다.
A 씨 유족들은 구 석탄산업법 및 시행령에 따라 공단이 재해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이 사건 소송을 냈습니다.
사건의 쟁점은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신청하지 않은 A 씨가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당시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은 폐광일 당시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혹은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았을 경우 요양급여 수급 또는 신청한 자에게 재해위로금을 지급한다고 정했습니다.
A 씨는 폐광일 당시 증상이 고정되지 않았던 만큼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했습니다.
1심은 폐광일인 2009년 7월 당시 A 씨가 요양급여를 신청·수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2심도 A 씨 유족 측 항소를 기각해 이러한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진폐증 특성, 재해위로금 입법 취지,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필요성을 고려했을 때 폐광일 이전에 진폐증 진단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진폐증 환자가 요양급여를 받는 것은 주로 합병증 치료 목적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에 따라 폐광일 전까지 합병증이 발현되지 않다가 폐광일 이후 합병증이 발현되면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원심과 같은 해석은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직장을 떠나더라도 질환이 악화하는 진폐증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폐광일 당시까지 합병증이 발현돼 요양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하게 될 것인지 또는 점차 악화해 폐광일 후에야 합병증이 발현돼 요양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할 것인지 여부는 예측 곤란한 진폐증의 진행 속도에 따른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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