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하고 있다.
정부가 메가특구 특별법에 노동 규제 예외 적용 등 특례를 논의하기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가 참여하는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하자고 오늘(15일) 공개 제안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메가특구 특별법안 마련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동 특례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이같이 제안했습니다.
김 장관은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은 건강한 노동이라는 점에서 노동 특례는 메가특구 특별법의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화에서는 노동 특례뿐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제안한 사항이라면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해당사자가 직접 논의하는 대화와 타협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노동부는 양대 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영계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이 같은 제안을 설명했으며 각계 반응을 취합해 이른 시일에 첫 회의를 연다는 방침입니다.
기존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사안에만 집중하는 별도의 사회적 대화 자리를 만들자고 운을 띄운 것입니다.
정부 측에서는 노동부와 산업통상부, 국무조정실이 참여할 방침이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김 장관이 이번 제안에 나선 것은 정부와 여당이 이달 내 발의와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과 관련해 특구에서 노동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문제가 큰 쟁점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자에게 주52시간 근로 상한을 없애고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근로자 합의 시 2년 더 연장하는 '기간제 2+2'가 가장 시급한 논의 대상이라고 김 장관은 밝혔습니다.
재계는 메가특구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동 특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이 같은 예외가 곧 노동 규제를 전반적으로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해 왔습니다.
이 사안은 노사 간 견해차가 극심한 상황이라 사회적 대화로 실제 타협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 내에서도 노동부 장관과 산업통상부 장관이 여러 차례 견해차를 노출했습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은 주52시간 예외 적용을 두고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한 끝에 결국 해당 내용은 제외된 채 국회 문턱을 넘은 바 있습니다.
김 장관은 그러나 "노사정 대화는 대화 자체가 목적으로, 결과 도출과 별론으로 대화 내용이 국회 논의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고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부는 현장 실태조사 등 객관적 자료를 제공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게 대화의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도 쟁점 사안에 대해 "정부 입장은 확정된 게 없다"며 "저 개인적으로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이미 노동계가 노동 특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답을 정해놓고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김 장관은 "메가 특구는 국운이 걸려 있으며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그럴수록 국운의 결과를 함께 공유해야 할 주체들이 정책 입안 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하다"며 "쉬운 의제도 아니지만, 풀지 못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정이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메가특구법 입법이 먼저 이뤄지고 사회적 대화는 사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대화하겠다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의지만 있으면 사회적 대화 기간은 3개월도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노동 특례에 강력 반대 입장을 밝힌 양대 노총은 지난달 초 AI 전환과 메가특구법 관련 사회적 대화와 이재명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물꼬를 텄습니다.
이 대통령도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연 양대노총 위원장과 차담회에서 메가특구와 관련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 달라고 당부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정부가 이날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게 됐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양대 노총은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한국노총은 대변인 논평에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한국노총의 참여가 노동 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구체적인 사안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민주노총은 노동부가 전날 민주노총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요청했다면서 "민주노총이 제안한 것은 숙의를 통한 합의와 산업별 참여를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적 교섭으로, 노동부 입장에 대해 신중한 논의를 거쳐 조직적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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