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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1,300원대 진입…2년 만에 가장 비싸진 원화의 향방 [스프]

[똑소리E]

⚡ 스프 핵심요약

미국의 시장 개입과 엔화 강세 유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연준 및 일본은행을 압박해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으며, AI 중심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미 국채 부채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원화 절상 숨고르기 및 엔화 상승 전환: 7~8월 급등하며 달러당 1,300원 초반까지 올라선 원화는 추가 상승 동력이 줄어든 반면,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엔화가 상대적으로 더 가파른 강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원/달러 환율의 안정적 박스권 형성: 반도체 수출 호조와 국내 설비 투자가 환율 하단을 지지하고 있으나, 해외 자산 보유 증가와 달러 매수세가 상쇄하여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큽니다.

※ 2026. 9. 11.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지금 이 도박장의 주인은 나다. 여기서 내가 가라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네 돈을 걸어보겠다고? 해볼 테면 해봐.' 트럼프 정부에서 돈의 흐름을 주무르는 사람,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한 대학 행사에 참석해서 꺼낸 말입니다. '미국 정부에 대들어서 네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노골적인 언사죠.

요즘 미국은 외환과 채권 시장에 대놓고 개입해서 시장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 돈 엔화는 내가 비싸진다고 했지? 엔화 약세에 베팅하지 마. 그리고 미국이 달러 빚더미에 올라앉은 거? 그것도 별거 아니라니까? 해결할게.' 과연 이 흐름이 이대로 이어질까요? 그리고 여름 내내 빠르게 비싸진 우리 돈 원화의 가치와 자본 시장에는 어떤 힘으로 작용할까요?

원화 반등이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원화는 1,300원 초반대, 거의 2년 만에 가장 비싼 자리까지 와 있습니다. 이제는 새롭게 점검해 봐야 할 타이밍입니다. 이대로 원화는 달러당 1,200원대에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스콧 베센트 | 미국 재무장관 (미국시간 2026.9.8)
저만 알고 있는 (비대칭적인) 정보가 있어요. 제가 지금 이 도박장 주인이라고요.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일본 엔화에 개입할 때는.. 일본은행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꽤 알고 개입한다고 보셔야죠. 제가 말씀드리는 방향의 반대로 돈을 걸고 싶다면, 한 번 그렇게 해보세요.
*출처 :유튜브 SMU

전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7, 8월에 달러 대비해서 가장 빠른 속도로 비싸진 돈은 우리 돈 원화였습니다. 9월 첫째 주 들어서자 원화를 제치고 엔화가 비싸지는 속도가 1등으로 올라섰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는 역시 미국 정부가 꼽힙니다. 일본 은행에게 노골적으로 기준금리를, 엔화의 돈값을 올려라, 강하게 압력을 넣고 있고요. '이번엔 진짜 같은데? 일본의 돈값이 이번에는 오를 것 같은데?' 이런 분위기가 지금 시장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겁니다.

사실 올해 엔값을 띄우려는 시도는 거듭 무력화되기를 반복했습니다. 일본 외환 당국이 2분기에 우리 돈으로 1백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엔화를 사들였지만 엔화는 오히려 달러 대비해서 40년 만에 가장 저렴한 수준까지 떨어졌죠. 외환 당국이 엔화를 빨아들여봤자 결국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 정부가 돈을 잔뜩 풀어서 시장에 엔화가 흔하게 남아돌게 될 거라는 쪽으로 분위기가 흐르는 걸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자 7월 마지막 날에 미국이 직접 나섭니다. 일본 외환 당국이 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풀어서 엔화를 사고, 미국도 28년 만에 처음으로 엔화를 사들이는 방향의 개입을 실시합니다. 베센트 재무장관이 '엔화 사야지'라고 쓴 쪽지를 방송사 카메라들에게 일부러 슬쩍 보여준 것도 이때였습니다. 미국이 엔화를 사는데 정말로 돈을 얼마나 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요. 미국이 엔화 값을 올리기 위해서 100억 달러까지도 쓸 용의가 있다는 메모가 노출되기만 해도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움직임을 자극할 거라고 예상했던 거죠.

이렇게까지 미국이 나섰는데 8월 말에 엔값은 또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원인은 미국이었습니다. 엔값을 끌어내렸던 이 뉴스의 주인공이 엔값을 어떻게든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는 베센트 재무장관과 사실은 정교하게 손발을 맞추고 있는 중이냐 아니냐,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랑 비슷한 상황이냐, 아니면 자기를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진짜 엇박자를 낼 수도 있겠느냐. 이게 바로 올 연말까지 엔화뿐만 아니라 우리 돈 원화, 주식시장, 전 세계 돈값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바로 케빈 워시의 연준이 9월 이후 어떻게 나올 거냐, 이 문제입니다.


'불안불안' 금리..베센트의 작전들, 성공할 수 있을까?
케빈 워시 |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금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PCE 물가 지수 기준으로 연방준비제도의 '물가상승률 2%' 달성 목표는 확고하게 고정된 목표입니다.

8월 말에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이 발언이 이른바 매파적인 발언, '미국의 중앙은행도 여차하면 달러 금리를 좀 올릴 수도 있는 상황인가 보네' 이런 메시지로 일각에서 읽히자 엔화값이 바로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베센트 장관이 이달 초에 또 나섰습니다. '외환 트레이더 여러분, 제가 이 도박장 주인이에요. 저번에 제 쪽지 봤죠? 그런데 사실 그거는 그냥 허풍이지 미국 정부가 지금 엔화까지 사들일 여력은 더 없지 않냐고요? 그래도 나는 여러분이 모르는 정보를 압니다. (일본 은행이 9월에 금리를 올리고 그게 금리 인상의 끝이 아닐 수도 있어요. 이대로 엔화가 자꾸 무너진다고 하면 일본의 대형 기관들이 잔뜩 들고 있는 해외 자산 중에서 미국 국채부터 팔아서 손실을 메꾸게 될 텐데 지금 미국이 그런 일이 벌어지게 둘 것 같아요?)' 한마디로 이겁니다.

2026년 현재 빚더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이 처한 상황들을 처리하기 위한 다양한 작전들이 베센트 지휘 하에서 이것저것 펼쳐지고 있습니다. 8월 중순부터 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에 하나였던 베센트 장관의 미 국채 바이백 확대책이 이 중에 대표적인 작전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작전들이 성공하려면 정말 많은 톱니 바퀴들이 착착 맞아떨어지면서 돌아가야 합니다. 그중 몇 개의 핵심 바퀴들을 좀 짚어보자면요. 일본, 유럽, 한국은 금리를 즉 돈값을 올리고 있는데 미국은 금리를 동결하고요. 트럼프 정부가 일으킨 이란 전쟁 때문에 자꾸만 치솟는 기름값, 자꾸만 들쑤셔지는 물가, 인플레이션 걱정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이러면 진짜 금리 올릴 수도 있다' 말하는 걸로 시장에 겁을 줘서 좀 다독이고요. 하지만 결국 금리 인상은 하지 않는 이런 모습들이 착착 나와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삐끗하면 시장은 요동칠 수 있습니다.


"달러 금리 낮추면, AI가 미국을 빚더미에서 건져낼 거야"?
'미국이 전 세계에서 금리가 제일 낮아야 돼. 그러면 미국 경제는 연간 20%도 성장할 수 있어. 그리고 AI 데이터센터 짓겠다니까 반대하는 동네들은 가난을 면치 못할 거야'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최근에 쏟아낸 이 발언들을 숫자만 보자면 허풍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하고자 하는 얘기 자체는 아주 명확하고, 일관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빚 갚을 생각이 없다. AI 혁명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려서 경제 부흥과 패권 유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된다.' 빚 자체를 줄이기보다 미국 경제의 덩치를 훨씬 더 빨리 키워서 빚 부담을 상대적으로 작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러자면 미국의 금리가, 달러의 돈값이 지금보다 비싸지는 모습만큼은 나와선 안 됩니다. 일본도 유럽도 한국도 금리를 계속 더 올려서 엔화든 유로화든 원화든 달러 대비해서 좀 더 비싸지게 두자.

반면에 케빈 워시의 연준은 말로는 시장에 겁을 줘도 진짜 시중 유동성이 마르게 하는 조치는 취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이란 전쟁이 아직도 안 끝나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지금 기름값이 또 배럴당 100달러를 쳤는데 괜찮을까요? AI 개발이 빨라지면 다른 생산 요소들에서 비용 절감이 일어날 테니까 그런 걱정도 오래 할 필요가 없을 거라는 논리입니다.

달러에 붙는 돈값이 여기서 더 비싸지지 않아야 미국 정부가 지고 있는 막대한 재정 적자, 막대한 달러 빚 이자 부담이 더 커지지 않을 수 있는 데다가 정부가 빚을 더 낼 수 있겠죠. 게다가 미국 정부와 미국 대기업들이 나란히 사이좋게 빚을 계속 내는 하반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달러 유동성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마르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지금 미국에 있습니다.

미국 정부만큼 신용이 좋은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회사들이 이자는 미국 정부보다 더 많이 주는 회사채를 잔뜩 찍어내고 있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는 안 그래도 더 내려가기가 힘든 환경이거든요. 이 와중에 지금보다 더 고금리 환경이 형성되는 건 트럼프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케빈 워시의 연준은 만약에 이대로 인플레가 올 경우에 긴축에 얼마만큼 진심일까요? 지금 나오는 모든 분석들은 관측일 뿐입니다. 하지만 케빈 워시 의장도 결국은 AI가 생산성을 빠르게 끌어올리도록 밀어줘야 한다는 철학을 베센트와 공유한다는 점, 올 초 임명 당시에 한번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아직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의장도 결국 말로는 시장을 다독이면서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더라도 지금 베센트의 작전에 크게 거스르지 않는 길을 걸을 거라는 시각이 아직은 좀 더 우세한 편이긴 합니다. 달러는 당분간 상대적 약세를 계속 밀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원화는 이제 거의 '제값' 받네요"..엔화가 질주할 차례?
그러면 당분간 엔화와 원화의 가격에 대해서도 조금 더 짐작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요. 9월 이후로도 원화가 그렇게 약할 것 같진 않지만 여름처럼 비싸지는 힘은 좀 약해지고 엔화는 좀 더 빠르게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9월 금리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됐고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여름에 우리 돈 원화가 빠른 속도로 비싸지면서 벌어졌던 원과 엔의 사이도 다시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원과 엔이 다시 연동되는 모습이 나오고 지금보다는 우리의 일본 여행 비용이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최규호 |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
만약에 다음 주 FOMC가 생각보다 매파적이지 않게 나오고 일본은행에서 더 매파적으로 얘기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미 국채 가격과 엔화가 강세로 크게 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얘기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대한 영향은 2024년에 있었던 충격 같은 쇼크는 아닐 것 같고요. 그냥 엔화 강세가 조금 더해지는 정도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보고도 믿기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반도체 달러를 벌어들였지만요. 그 돈이 원화로 환전돼서 국내에 자리 잡는 모습은 2분기부터나 본격화됐습니다. 양대 반도체 기업이 거대한 규모의 국내 투자를 계획하고 또 주주 환원까지 진행하기로 하면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달러가 계속 비싸질 것 같은데 지금 환전이 괜찮을까?' 머뭇대던 기업들이 환전에 비로소 나서기 시작했죠. 기업들은 2분기에 무려 2,600억 달러 넘게 달러를 팔았습니다.

상반기 우리 돈 원화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에 비해서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해외 기관들의 분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 펀더멘털과 환율의 괴리가 해소되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난 겁니다.

원화가 도대체 상반기에 얼마나 저평가돼 있던 건가? 각 기관들마다 여기에 대한 산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대체로 10% 안팎 정도 저평가돼 있다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여름에 우리 돈 원화가 절상된 규모랑 좀 비슷한 수치죠. 그중에서도 DBS는 올 상반기에 원화가 아시아에서 제일 저평가된 돈이라고 자체 모델에 입각해서 판단하기도 했는데요. 9월 둘째 주에 그 시각을 수정했습니다. 1달러에 1,300원대 초반 이 정도 가격대면 원화가 펀더멘털에서 멀지 않은 가격까지 온 것 같다. 달러가 이대로 추가 약세를 보이지 않으면 이 정도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대다. 9월 들어서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중단한 것도 주목했습니다. 이 얘기는 한국이 이 정도면 원화 가치를 더 높이려는 작전을 그만 펴도 되는 가격대로 판단한다는 걸 시사한다고 본 겁니다.

한화투자증권이나 유진투자증권 같은 국내 기관들도 원화 가치 상승세가 당분간 좀 더 이어지더라도 그 속도가 느려질 때는 됐다, 숨 고를 때는 됐다. 장기적으로는 여기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는 모습까지, 달러가 다시 비싸지는 모습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반도체 머니가 앞으로도 우리나라로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올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그 돈으로 설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8월의 국내 설비 투자는 1년 전보다 무려 25%나 늘어났습니다. 이 투자가 내년, 내후년 이후에 우리 경제를 또 떠받쳐 줄 겁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막대한 돈을 포함해서 해외 투자도 계속해야 합니다. 개인들의 달러 수요도 여전하죠. 지금 우리 경제의 구조를 살펴봤을 때 해외 자산을 많이 가진 일본처럼 한국도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 중에 상당 규모가 해외에 그대로 달러 자산으로 쌓이는 구조가 이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상반기에 원화 저평가가 여름에 빠른 속도로 해소됐고 이 흐름이 당분간 좀 더 이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 1달러 대비해서 1,300원대 초반까지 온 원화 가격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구조에서 크게 먼 가격대는 아닌 걸로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에서 지금 대체로 예상되는 대로 달러 금리가 동결되는 정도에서 이 정도의 달러 약세가 유지되는 모습이 이어진다는 조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는 분석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규호 |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
원화는 한동안 수급장이었습니다. 달러 매도세가 SK하이닉스 같은 곳들을 중심으로 많이 나왔었고요. 이제는 수입업체들의 (달러) 결제 수요라든지 저가 매수세도 강해진 상황이라 달러 매수 쪽으로 전환될 수 있는 타이밍도 슬슬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원화는 앞으로) 완만한 강세 아니면 박스권 정도를 유지를 하다가 수급이 되돌려지면 (환율이) 다시 좀 반등할 수도 있고 그런 흐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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