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소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은닉 가상자산 조사 사실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일부 당사자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보와 거래소 간의 공조 실패에 은닉 재산 추적에 차질이 생겼으며, 규모가 컸다면 '초대형 사고'가 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실에 따르면, 예보는 올해 4월부터 부산저축은행 등 부실 금융기관 관련자 8천405명을 조사 중인데, 이 중 46명에게 국내 한 원화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 정보 조회 사실이 사전 통지됐습니다.
앞서 예보는 2024년 예금자보호법 개정으로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부실 관련자의 가상자산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게 된 이후 은닉 자산 흐름을 추적, 회수해 왔습니다.
작년 말까지 부실 관련자 1만 2천790명 중 925명의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확인했고, 이 중 32억 5천만 원 상당의 은닉 자산을 적발해 총 3억 1천만 원을 회수했습니다.
예보와 거래소 간 공조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올해 2월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 정보가 개인 신용정보에 포함되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예보에 부실 관련자 정보를 제공할 경우 당사자에게도 이를 미리 알려야 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금융거래 정보는 금융실명법상 정보 제공 사실 통보를 6개월간 유예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 정보는 비슷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예보는 조사 대상자가 가상자산을 다른 지갑이나 거래소로 옮길 수 있다며 거래소에 당사자 통보 없이 부실 관련자 내역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신용정보법 시행령상 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며 명확한 법령 해석이 필요하다며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보는 금융위원회에 정식 법령해석을 요청하는 대신 국민신문고를 통해 받은 '자료 제공 요구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거래소에 전달했습니다.
거래소들은 이를 법령상 통지 의무 면제의 근거로 보기 어렵다며 금융위에 공식 법령해석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A 거래소는 예보에 자료를 제출하기 하루 전인 지난 6월 1일 부실 관련자 46명에게 예보의 가상자산 정보 조회 사실을 먼저 통지했습니다.
A 거래소는 사전 통지 방침을 예보에 이메일로 전달했지만, 특별한 답변을 받지 못해 예보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예보는 사전 통지가 재산조사 업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거래소에 전달했다는 입장입니다.
예보의 사후 대응도 부실했습니다.
예보는 A 거래소로부터 사전 통지 관련 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없고, 사전 통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최초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의원실 확인 결과 A 거래소는 뒤늦게나마 지난 6월 9일 예보에 사전 통지 사실을 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당국의 관리·감독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의원실은 이처럼 입법 공백으로 사전 통지가 이뤄져 재산 은닉으로 이어질 경우 책임 주체를 금융위에 질의했지만, 금융위는 예보가 답변하도록 돌렸습니다.
박민규 의원은 "은닉 재산을 찾기 위한 조사인데 정작 조사 대상자에게 자신의 가상자산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만약 보유 규모가 컸다면 수억∼수십억 원 상당의 은닉 재산을 놓칠 수 있었던 초대형 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초 의원실 보고에서 관련 사실까지 누락했고 금융위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국정감사에서 은닉 재산 조사 사전유출 경위와 책임 소재, 재발 방지대책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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