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면 전철 굉음…냉장고 문 절반밖에 못 여는 원룸
창문을 열면 철로가 보이는데, 5분에 한 번 꼴로 전철이 굉음을 내며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최근 매물로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보통 월세가 50만 원에서 70만 원 사이인데 비교적 저렴하다보니, 주거 비용을 아끼려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는 매물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집을 보겠습니다. 방 한 구석에 침대가 있고, 그 맞은편에 소형 냉장고도 한 대 있습니다. 이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침대에 부딪혀서 절반만 열립니다.
안쪽까지 물건을 넣으려면 앉아서 침대에 몸을 붙이고 팔을 길게 뻗어야 하는 겁니다. 이 곳은 보증금 200만 원, 월세 24만 원을 받는 방입니다. 여기도 매물로 올려두면 2주도 지나지 않아서 계약이 체결되는 방이라고 합니다. 다른 집은 아예 언덕에 있습니다. 가파른 경사로를 10분 이상은 걸어야 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잠시일 뿐,
[헬스를 다닐 필요가 없죠. 매일매일 안정적으로 이렇게 운동 하잖아요.]
더운 날씨에 땀이 금방 맺히게 됩니다. 방을 소개하는 공인중개사도 청년들에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말합니다.
[김재국/공인중개사 : (정부 주거 정책의)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분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데로 몰리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지만…"가격만 생각했다"
[안재홍/취업준비생 : 가격적인 거랑 잠자는 것만 생각해서 (이런 집을 골랐습니다) 따뜻한 물이 좀 시간이 지나야 나오더라고요. 5분에서 7분?]
[대학생 : 산 밑이 그나마 좀 싼 편이거든요. 최대한 싼 곳을 찾다보니 점점 (중심지와) 멀어지더라고요. 바깥으로 밀려나는 느낌?]
기숙사 짓는 일도 난관…해결책 있을까
[한의덕/서울 관악구 : 기숙사도 제가 일학년 때 살았었는데 그때 저렴했지만 기숙사가 TO가 그렇게 많이 나진 않아요.]
대학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한데도 더 지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학교 당국의 의지 부족과 지역 사회의 반대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동규/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학교의 재단 안에 유보하고 있는 금액이 굉장히 높은 것에 비해서 필요한 시설들을 확충하는 데 굉장히 소극적이다... 그걸(기숙사를) 지으면은 주변에 이제 '임대인들의 생계에 문제가 생긴다'라고 하면서 반대하는 일들이 있죠.]
다만, 기숙사가 지어진다고 해도 앞에 보여드린 집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그래서 식당 위생을 공무원들이 단속하듯이 민간 임대시장의 열악한 환경도 감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서동규/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위생 관리라든가 이런 것들을 이렇게 그 행정에서 파악을 하고 관리 감독을 하지 않습니까? 민간 임대주택의 어떤 주거 환경, 그런 것들을 관리 감독하고 살만한 최소한의 공간으로 개보수하도록 강제하는 어떤 그런 조치들도 지금 굉장히 부족한 상황인 거죠.]
취업이 어려워 소득도 부족한데 물가도 높고, 주거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청년들의 생활 공간은 더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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