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성 산사태로 흔적 사라진 주택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과정에서 허가받은 설계와 다르게 공사를 진행해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주민을 숨지게 한 공사업체 관계자들이 나란히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태양광발전소 토목공사 시공업체의 실질적 대표 A 씨와 현장소장 B 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각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횡성군 둔내면 일원에서 토목공사를 하면서 당초 설계와 달리 많은 양의 흙을 깎아내고 쌓아야 해 공사 기간과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행사 측에 알렸습니다.
그러나 시행사 측은 담당 행정청의 허가 없이 설계 내용을 임의로 변경해 공사를 신속히 마무리하라고 A 씨와 B 씨에게 지시했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당초 예정했던 석축메쌓기 공법 대신 자연사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A 씨 등은 깎아낸 흙을 당초 예정된 2m가 아닌 10m 높이로 쌓고, 그 결과 발생한 비탈면에 대한 안전성 점검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사 현장은 집중호우가 발생한 적이 있었고, 산비탈 아래에는 주민 C 씨의 집이 있었습니다.
결국 2022년 8월 9일 태양광발전소 공사 현장 부근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대량의 토사가 빗물을 따라 휩쓸려 내려가 C 씨 집을 덮치면서 C 씨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피고인들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공사 행위와 사망사고 간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현장 사진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산림·지질·산림공학 분야 전문가들이 집중호우로 빗물이 성토사면에 집중적으로 유입돼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한 점도 유죄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재판부는 시행사 측에는 공사 기간을 단축해 18억 원이 넘는 공사 대출금의 이자를 줄이려는 경제적 동기가 있었고, A 씨와 B 씨는 하도급 계약을 유지하려는 이해관계에서 시행사 측 요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A 씨와 B 씨는 상고장을 냈습니다.
태양광발전소 사업시행자인 D 씨와 현장관리인 E 씨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각각 금고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1심 판결 이후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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