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러시아 방문 때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대한 절망적 전황을 전하며 종전협상을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을 만나 러시아의 군사적, 경제적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종전 합의를 체결하는 게 낫다고 권고했습니다.
랫클리프 국장은 러시아군의 대규모 사상자 발생과 진군하지 못하는 무능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의 예상수명이 35분도 안 되고 최근 1년 6개월 동안 러시아가 확대한 점령지가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1%에도 못 미친다는 실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동부 영토인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체를 장악할 목적으로 전쟁을 지속하고 있으나 드론 기술을 앞세운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꺾지 못하고 있습니다.
랫클리프 국장은 전황에 대한 CIA의 분석만 전달했을 뿐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해서는 전혀 위협적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IA 국장의 이례적 러시아 방문과 정보 공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노력으로 관측됩니다.
그간 CIA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문들이 전쟁의 방향과 손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왔습니다.
옛 소련의 정보기관 KGB(FSB의 전신인 국가보안위원회)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신뢰하는 FSB 국장을 통해 비관적 평가를 전하면 전쟁 지속 의지가 바뀌지 않을까 하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끝내겠다며 양국 정상을 번갈아 만나가며 협상을 중재했으나 타협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다시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로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에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 불투명합니다.
일단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침공전을 중단할지는 의문입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친러시아 정권으로 교체하고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를 이루겠다는 근본적인 목표를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미국 정부의 군사 지원이 축소됐지만 러시아가 강조하는 최소한의 요구인 동부 영토 포기를 쉽게 수용할 가능성이 관측되지 않습니다.
다만 NYT는 유럽 외교관들이 러시아의 진군 정체, 드론을 앞세운 우크라이나 공세에 따른 러시아의 지속적 손실을 들어 올겨울 평화협정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평화협상을 중재하는 인사 조합에 랫클리프 국장의 메시지와 같은 비관적 평가를 강조할 수 있는 국가안보 당국자를 포함할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권고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간 평화협상을 이끌어온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러시아에 지나치게 친화적인 인물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오랫동안 매파적 성향을 노출해 온 랫클리프 국장과 같은 인물이 더 중립적인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대한 대외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랫클리프 국장을 은밀하게 특사로 활용해 왔습니다.
랫클리프 국장은 올해 1월 미군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뒤 베네수엘라를 처음으로 방문한 장관급 당국자였습니다.
그는 올해 5월에는 쿠바를 방문해 미국의 석유 봉쇄에 직면한 쿠바 경제의 비관적 평가를 전하며 사태가 악화하기 전에 전향적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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