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9일 해경에 나포된 불법조업 중국어선
정부는 서해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27일 범정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바다의 휴전선이나 다름없는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우리 어선이 접근하기 어려운 틈을 타 '황금어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남북 접경 해역 특성상 적극적인 나포에 제약이 있는 여건 속에서 이번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등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70에서 80척에 이릅니다.
10년 전 하루 평균 200여척보다는 많이 감소한 수준이지만, 우리 어선은 접근할 수 없는 '황금어장'에서 꽃게와 까나리, 조개류를 싹쓸이하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박 관련 서류와 선적지, 선명이 없는 삼무 어선인 이들 어선은 중국에서도 무허가 어선인 탓에 귀항 때 중국 당국의 단속을 우려해 북방한계선 해역에 장기 체류하며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습니다.
선원 교대와 보급품 지급은 운반선과 보급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어선 상당수는 해경에 적발될 경우에 대비해 조타실과 주요 격실 출입구를 이중과 삼중 철문으로 설치해 놓고, 철조망과 쇠창살 등을 선체에 설치해 해경의 등선을 방해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어선에 대한 정부의 강력 대응 방침은 10년 전인 2016년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건 직후에도 있었습니다.
같은 해 10월 7일 해경은 인천 소청도 해역에서 중국어선 40여 척을 발견하고 나포 작전을 전개했지만, 중국어선은 해경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키고 도주했습니다.
대한민국 공권력이 중국어선의 공격을 받고 침몰한 유례없는 사건이 발생하자 해경은 중국어선의 저항이 있을 땐 공용화기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실제로 11월 1일 인천 소청도 해역에서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해 압송하던 중 주변 중국어선 30여척이 충돌 공격을 시도하며 강하게 저항하자 해경은 경비함 엠육십 기관총 700여발을 어선 주변에 발사하며 제압했습니다.
이 사건은 해경이 중국어선에 처음으로 공용화기를 사용한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때로는 어민이 직접 중국어선을 나포해 해경에 인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2016년 6월 5일 연평도 어민들은 조업을 나가던 중 어선 5척을 이끌고 중국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어민은 수산업법 위반 등으로 해기사 면허정지 또는 어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당국은 전후 사정을 고려해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10년 만에 제시된 범정부 차원의 이번 종합대책이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근절하는 수준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입니다.
해경 백령특수진압대 배치나 관련법 개정은 당장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야 해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해저 인공시설물 설치 계획 역시 2015년부터 2017년에도 842기를 투하했지만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은 지속되고 있고, 중국 당국과 공조 단속 강화 방침은 과거에도 자주 나온 대책입니다.
무엇보다도 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3차례의 남북 교전이 발생하는 등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중국어선 나포 작전은 현실적인 제약이 상당히 많습니다.
해경이 나포 작전을 시작하면 중국어선들은 전속력으로 북한 해역으로 도주하기 때문에 중국어선 승선 후 나포까지 10에서 15분 이내에 작전을 완료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불법조업 근절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강한 만큼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과거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정부는 지난 11일 해경과 해군, 해양수산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소속 선박 31척을 동원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어선 8척을 나포하고 24척을 퇴거 조치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북방한계선 해역 중국어선 나포실적이 2023년 12척, 2024년 1척, 2025년 4척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오늘까지 총 10척을 나포한 것은 예년 실적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장인식 해경청장 직무대행은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단속이 제한된다는 외국어선의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킬 것이며, 북방한계선 일대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해양주권을 지키는 중요한 해역으로 외국어선의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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