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
세계 최고 수준의 나랏빚을 지고 있는 일본 정부가 확장 재정 기조와 금리 상승 추세 속에서 내년에 원리금으로 감당해야 할 비용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현지시간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 예산 요구에서 국채 원리금 상환비용(국채비)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6조 6천억 엔, 우리 돈 약 319조 원을 반영할 방침입니다.
종전 최대치였던 2026년도 당초 예산 국채비보다 약 46조 2천억 원 많아진 수준으로 증가율 17%는 지난 2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국채 이자 지급액 산정에 적용되는 상정 금리가 2026년도 예산의 3.0%에서 3.8%로 오른 것이 국채비 대폭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상정 금리 인상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 재정 기조를 둘러싼 재정 건전성 우려와 물가 상승,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등이 제기되면서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일본 장기 국채 금리 수준을 반영한 것입니다.
지난 18일 일본 채권 시장에서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30년 만의 최고치인 2.945%까지 오르는 등 일본 장기 금리는 3%대 진입을 앞둔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정 악화 우려가 장기 금리 상승을 부르고 오른 금리가 국채비 부담액을 높여 다시 재정 건전성을 약화하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부처의 2027년도 예산 요구액이 사상 최대인 약 1천135조 원을 넘을 전망인데 이 가운데 국채비가 30% 가까이 차지하게 되면 성장 투자 등 다른 항목의 예산 편성을 제약하게 됩니다.
닛케이는 국채 이자 지급액 산정에 적용되는 상정 금리가 연말 예산 편성 과정에서 결정되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금리가 더 상승할 경우 국채 비용이 더욱 불어날 여지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성장 분야 투자 외에도 방위비 증액, 식품 소비세 한시적 감면 등 다카이치 내각의 중점 시책을 위해 일본 정부가 새로 확보해야 할 재원은 약 87조 2천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다카이치 정권은 세수 증대, 세외 수입 확보, 세출 재검토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 내각부의 중장기 추계에 따르면 2027년도 세수는 약 789조 원으로, 2026년도 전망치보다 약 59조 3천억 원 늘어날 전망이어서 국채비 증가와 새 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닛케이는 오랜 기간 저금리로 발행되던 일본 국채가 만기를 맞아 높은 금리 국채로 차환되면 일본 정부의 이자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4.4%에 달하는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GDP 대비 국채 비율을 기록 중입니다.
다만, 부채의 대부분이 엔화 표시 채권으로 발행되고 일본은행과 국내 금융기관 등 국내 투자자의 보유 비중이 높아 외화표시 부채가 많은 국가보다 대외 지급불능 위험은 낮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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