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60일간 협상 시한이 종료된 이후에도 MOU 연장을 나란히 거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돌파구 없는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17일 협상 시한 종료 첫날인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종전 MOU를 연장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란은 항복의 백기를 들어야 한다"며 "나는 (이란전과 관련해) 시간표를 정해두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이란전 출구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에 일단 선을 그은 것입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8일 종전 MOU에 따라 60일간의 협상 기간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양측이 무력 공방을 이어가며 MOU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양측이 정한 시한은 협상 개시 60일째인 미 동부시간 기준 16일 공식 종료됐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최소한의 데드라인마저 되살리지 못한 채 사실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대치 국면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 공식 협상단의 결정 권한에 의문을 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별도로 접촉했다는 설도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 중 이란의 공식 협상 대표단과는 별도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소통하는 비공식 채널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혁명수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곧장 반박했습니다.
사르다르 모헤비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공식 협상 채널의 존재를 부인하며 "미국 측과 어떠한 대화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역시 종전 MOU의 무효화를 선언했고 연장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은 압박이나 이른바 최후통첩 또는 시한에 굴복해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국익과 국가 안보를 바탕으로 사태 전개를 평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기이 대변인은 특히 양해각서가 "미국의 노골적인 위반으로 인해 비활성화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양해각서에는 60일 동안 제재 해제와 핵 문제 두 가지 사안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기간 내에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 이를 연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며 "미국이 6월 18일 서명 후 불과 몇 주 만에 양해각서 내용을 광범위하게 노골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에 협상은 아예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이란 군 당국이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며 모든 움직임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 측 고위 당국자도 로이터통신에 대미 군사 태세를 "전면 공세"로 전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만큼, 관련 기관들도 호르무즈 해협과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외교적 해법이 실패할 경우 미국의 해상 봉쇄를 깨기 위해 "시의적절하고 정밀한" 군사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시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연안국인 오만과 해협 통항 및 관리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은 이 과정에서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대가로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 협의 중인 오만을 겨냥해 "오만이 방해하면 나는 그들을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고 욕설을 섞어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물밑에서는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세부적인 내용까지 밝힐 수는 없지만, 미국 정부와 이란 정부의 여러 부문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아마 어느 때보다 활발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과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도 협상 시한이 종료된 후 직접 중재에 나섰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를 위해 계속 대화를 이어 나갈 것을 촉구했다고 튀르키예 대통령실이 밝혔습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튀르키예는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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