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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지축 흔들리는 굉음 '쾅'"…불안에 떤 거제 주민들

"새벽 지축 흔들리는 굉음 '쾅'"…불안에 떤 거제 주민들
▲ 산사태 토사 덮친 거제 아파트

"새벽에 지축이 뒤흔들리는 굉음이 '쾅'하고 났습니다. 황급히 1층으로 내려갔더니 '살려주세요'란 비명이 들렸어요."

17일 오전 극한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이곳에 거주하는 50대 송 모 씨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같이 말했습니다.

송 씨는 "비가 내리는 게 심상치 않아서 새벽 4시쯤에 잠에서 깼다"며 "32년 동안 이곳에서 거주해왔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습니다.

산사태 직후 아파트 출구로 대피한 그는 1층에 다다르자 비명을 들었고, 다른 주민들과 1층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을 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송 씨는 "당시 1층에 붕괴한 잔해 속에 가족들이 깔린 걸 보고, 구조에 나섰다"며 "우리 통로에 거주하는 이웃은 구조했으나 바로 옆 통로는 사상 사고가 났다고 들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곳 주민 허 모(52) 씨도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송 씨처럼 산사태 당시 '쾅'하는 소리를 들은 그는 부리나케 집을 빠져나와 가족들과 차를 타고 대피했습니다.

그는 "너무나 무서워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며 "이런 사고가 또 날까 두려워 다시 집에 못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아파트 주변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아파트 건물 1층 등 저층부가 붕괴해 각 가정에서 쓰던 집기류가 입구로 쏟아져 나와 있는 데다가 나뭇가지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아파트 곳곳에는 깨진 유리창 잔해가 즐비했습니다.

비까지 오전 내내 내리면서 아파트 주변은 토사 범벅이었으며, 복구 작업도 더딘 모양새였습니다.

다급하게 대피하는 바람에 챙겨 먹던 약도 챙기지 못해 되돌아온 주민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출입제한으로 아파트에 진입조차 못 해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인명피해가 난 아파트 동 인근 주민들도 갑작스러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산사태로 토사와 나무가 아파트 인근으로 '와르르' 떠밀려 내려오면서 출입구가 막히는 등 통행에도 지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30대 박 모 씨는 "토사가 치워져야 할 텐데 양도 많고 비도 계속 오고 있어 중장비 출입이 원활하지 않아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걱정했습니다.

바로 옆 동에서 인명피해가 났다는 소식에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현장을 둘러본 김 모(56) 씨는 "제가 거주하는 아파트 옆에도 사고가 난 곳처럼 옆에 옹벽이 있다"며 "비가 계속 와서 우리 아파트에도 산사태가 날까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 4시 23분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매몰 사고가 나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50대 여성이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다른 주민 1명도 일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오전 7시쯤에는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아파트 2개 동 150여 세대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오전 8시 기준 이곳 주민 약 115명은 인근 성지중학교 식당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인 지난 15일 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거제에는 누적 805.7㎜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습니다.

17일 오전에도 거제와 통영에는 시간당 50∼10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등 경남 곳곳에서 호우가 이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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