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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수술을 받은 후 배변 장애 등 증상을 겪게 된 환자에게 병원 측이 배상해야 판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 씨가 병원 운영자인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2018년 4월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등 증상으로 B 씨의 병원을 찾았 습니다.
병원 측은 요추(허리뼈) 2∼3번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내려 비수술적 치료를 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그해 5월 척추내시경을 통한 추간판 제거술을 시행했습니다.
A 씨는 이후에도 다리 저림과 마비, 엉덩이뼈 통증, 배변 장애를 호소했고 병원은 6월 후속 수술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A 씨의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아야 했던 A 씨는 2023년 3월 "의료진 과실로 신경이 손상됐다"며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병원 측의 의료상 과실을 인정해 B 씨가 A 씨에게 약 1억 2천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에서 신체감정의는 A 씨의 증상이 마미증후군(말총증후군)에 부합한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이는 척추 아래쪽 말꼬리 모양의 신경다발이 압박받아 생기는 질환입니다.
재판부는 첫 수술 후 A 씨에게 배변장애 등 새로운 증상이 생긴 점을 토대로 의료진이 수술 당시 내시경 기구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A 씨에게 의료 손상이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2심은 "의료진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수술 특성상 최선의 주의를 다했더라도 불가피하게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병원 측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 발생한 증상이 예상할 수 있는 후유증이나 합병증이라는 판단도 내놨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어 A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은 "수술 도중이나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의료상 과실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 사실들이 증명되면 해당 증상이 의료상 과실에 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록상 A 씨에게 나타난 마미증후군에 부합하는 증상 원인으로 첫 수술 외에 달리 객관적인 요인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대법원은 특히 A 씨 수술 직후 시행한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 결과지에 "수술 주위 부위에 혈성 액체가 저류돼(고여) 말총(척수 아래쪽 신경다발)을 둘러싸고 있고, 이에 따라 심각한 중앙부 압박이 있어 즉각적인 경과 관찰이 요구된다"는 내용이 기재된 데 주목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수술 후 A 씨에게 혈종에 따른 신경 압박 증상이 생겼고 재수술 등이 시급히 필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술기록지에는 "수술 중 특별한 사건은 없었고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적혔고 간호기록지에도 "주치의가 특이소견 없이 수술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토대로 의료진이 A 씨에게 필요한 의료적 조처를 적시에 시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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