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턱밑에 있는 '적대 세력'인 쿠바를 겨냥한 고사(枯死) 작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융단폭격식 제재로 에너지, 식량, 의약품이 바닥난 쿠바의 경제를 붕괴시켜 정권을 전복하겠다는 구상 아래 현지시간 7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옥죄겠다고 밝혔습니다.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루비오 장관은 이날 보도된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쿠바)에게 탈출구가 없다는 점을 가르쳐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 출범 이후 쿠바를 향한 24차례의 개별 조치를 발동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영기업과 금융기관 등 40개 단체, 실권자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의 가족을 포함한 38명을 제재했습니다.
미국이 기존의 금수 조치에 더해 대규모 제재를 쏟아내면서 쿠바 경제는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필수품은 물론 화폐조차 이웃 미국과의 암거래에 의존해 '배신한 식민지'나 다름없는 상태라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쿠바의 한 기업이 '금목걸이를 잔뜩 걸친' 운반책을 미 마이애미로 보내 연료를 사서 들여온 사례도 보도됐습니다.
규제 탓에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 금을 주고 연료를 사들여 쿠바 암시장에서 판매한다는 의미입니다.
미·쿠바 무역경제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對)쿠바 연료 수출액은 9천600만달러로 급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에너지난이 본격화한 6월에 이뤄졌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그들이 올가미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새로운 수단을 만들 때마다 우리는 그것을 차단해버린다"며 쿠바가 개혁하는 시늉을 하면서 시간을 벌려고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들은 우리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이것(쿠바에 대한 압박)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올해 초 쿠바의 우방이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은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쿠바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고 루비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쿠바에 하루 최대 10만배럴의 석유를 지원했고, 쿠바는 이 가운데 절반을 밀수출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쿠바는 주요 수입원을 잃은 채 전력 생산조차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그들은 후원자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그것이 그들을 매우 곤란한 처지로 몰아넣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알바로 로페스 미에라 쿠바 국방장관과 고위 관계자 7명, 국영 기업 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전날 국무부 조치를 거론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적 압박의 이면에서 쿠바 지도부와 모종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역시 루비오 장관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협상 상대는 라울의 손자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입니다.
양측은 쿠바의 통치 체제를 바꾸는 방안을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악시오스는 그가 쿠바의 과도정부를 이끌 수 있을지 정치적 생존력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한 미국 관리는 올해 95세로 건강이 악화한 라울이 "더 이상 (손자의) 곁에 없게 되면 그의 지위는 어떻게 되나. 누가 그를 보호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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