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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마른 논·밭…농심까지 타들어 간다

바싹 마른 논·밭…농심까지 타들어 간다
▲ 경북 경주시 강동면의 마른 논

따가운 햇볕이 쏟아진 어제(6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한 논은 바싹 말라 바닥이 갈라져 있었습니다.

벼가 한창 자라야 할 시기에 맞춰 논에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할 때인데도 가뭄이 이어지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40도에 육박하던 경주지역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지열이 올라오면서 농경지에서는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찜통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인근 콩밭도 물기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동원한 살수차는 분주히 논·밭을 오가며 연신 물을 뿌려댔습니다.

하지만 살수 효과가 그리 오래 가지 않아 하루가 지나면 다시 논바닥이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지기 일쑤였습니다.

시는 인근 형산강이나 왕신천에 양수기를 대고 물을 끌어 올리지만 지대가 높은 곳까지는 닿지 않아 펌프를 동원해 물을 대느라 안간힘을 썼습니다.

농로와 마을길 곳곳에는 고지대까지 물을 대기 위한 파이프나 호스도 깔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뭄이 지속된 탓에 형산강은 바닥이 보이는 곳이 많았고 왕신천은 말라서 물이 없는 곳도 많았습니다.

국당리에서 농사를 짓는 안 모(74) 씨는 "형산강 바닥이 이렇게 많이 드러나 보인 것은 몇십 년 만인 것 같다"며 "이래서야 농사를 짓겠느냐"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논농사를 짓는 이 모(78) 씨는 "물이 부족하다보니 주민끼리 다툼이 벌어져서 민심도 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경주와 인접한 포항도 비슷합니다.

이날 오후 포항시 남구 대송면 남성리의 상당수 논은 물이 없어 말라 있었습니다.

포항시 역시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공급하고는 있지만 응급처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농업인들의 반응이었습니다.

6일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경주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은 25.3%로 지난해 72.3%나 평년 68.0%와 비교해 현저히 낮습니다.

포항지역 저수지의 저수율도 33.9%로 지난해 64.6%, 평년 68.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벼는 한창 물이 필요한 시기여서 물이 부족하면 생육에 지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콩도 꽃이 필 시기에 물이 부족해 수정이 안 된 상태에서 바로 지는 사례가 많다고 농업인들은 전했습니다.

밭에서 키우는 상추나 고추 등 다른 작물도 제대로 자라지 않는 상황입니다.

포항시와 경주시 등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양수기를 설치하고 관정을 신설하거나 용수로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형산강 수위 저하와 해수 역류로 포항 유강정수장 취수원의 염도가 높아지자 포항시는 취수원을 형산강에서 영천댐과 임하댐으로 변경했습니다.

경주시는 덕동댐 방류량을 조절해 외동읍 농업용수 공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생활용수도 위태로운 상태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청도, 대구, 영천 등에 식수를 공급하는 청도 운문댐은 6일 현재 저수율이 26.0%로 가뭄 심각 단계입니다.

당국은 대구와 경산의 취수원 일부를 낙동강·금호강으로 대체해 운문댐 용수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청도군은 단수 사태를 막기 위해 연일 대형 급수차를 동원해 각북배수지에 채워 넣고 있고 생수를 주민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비가 오지 않는 이상 이런 가뭄 사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이에 경주시 감포읍 이장협의회는 지난 1일 감포읍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서, 포항시 남구 장기면자생단체연합회는 지난 4일 장기읍성 북문에서 기우제를 각각 지내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주말인 8일과 9일에 경북 동해안과 경북 북동산지에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습니다.

포항시 관계자는 "큰 피해 없이 비가 듬뿍 내려 해갈에 도움이 되기를 모두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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