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숨 막히는 찜통더위에 넓고 시원한 인천국제공항이 어르신들의 피서지가 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가 서울에만 4천 곳이 넘는데도, 어르신들이 멀리 공항까지 찾아가는 이유를 임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
<기자>
오늘(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장기를 두고, 벤치에 앉아 음식을 나눠 먹습니다.
이곳은 공항 내부에 있는 평상입니다.
여행객들보다는 더위를 피하러 온 어르신들이 이렇게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앉아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은 지하철과 공항철도가 무료라 교통비 부담도 없다 보니, 탁 트인 공간에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공항이 어르신들에겐 피서지입니다.
멀어도 공항까지 오는 건 눈치를 안 봐도 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안일순/인천 부평구 : (카페 등은) 눈치 봐서 2시간이나 얼마 앉아 있을 수 있어요? 못 앉아요. (공항에서는) 2시간, 3시간 돼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뭐라고 하는 거 눈치 볼 사람이 없으니까….]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공공시설인 공항은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라며 이용객들의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어르신들이 공항을 찾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지자체가 일반인 상대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는 어르신들에겐 안내가 부족하고,
[이영숙/서울 강서구 : (무더위 쉼터) 몰라요. 어디에 있는지도.]
서울에 있는 무더위 쉼터 4천34곳 가운데 약 70%인 2천817곳이 회원제로 운영돼 어르신들이 편하게 이용하기도 어렵습니다.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고 명시된 곳은 202곳에 불과합니다.
[허준수/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정부가 공급자 중심으로 (무더위) 쉼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편하게 있을 그런 장소가 아니거든요. 노인들의 개별적인 욕구를 지역사회 안에서 잘 담아낼 수 있는 지역 공동체가 필요하죠.]
전문가들은 어르신들이 가까운 곳에서도 더위를 쉽게 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보다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장현기, 디자인 : 장성범)
"눈치 안 봐도 돼" 피서지 됐다…어르신 몰린 '뜻밖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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