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둘 엘사예드 후보
미국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를 결정하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무슬림인 압둘 엘사예드(41) 후보가 초박빙 승부 끝에 신승을 거뒀습니다.
정치 경력이 짧은 젊은 진보 후보들이 기성 정치인들을 꺾고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는 이변이 이어지면서 중도 성향의 민주당 주류 세력은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입니다.
AP 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 예비선거에서 엘사예드가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헤일리 스티븐스를 꺾고 당 공식 후보로 확정됐다고 5일 보도했습니다.
개표율 99% 기준 득표율은 엘사예드 후보가 48.5%, 스티븐스 후보가 47.5%로, 득표율 격차가 1%포인트에 머무를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엘사예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과 맞붙게 됩니다.
미국 선거 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조사 집계에 따르면 11월 본선에서 공화당 로저스 후보가 엘사예드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엘사예드가 11월 본선서 승리할 경우 최초의 무슬림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번 미시간주에서 예비선거는 민주당 내 주류 중도 세력과 소수 진보세력 간 노선 다툼의 대리전 성격을 띠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공중보건 관료 출신인 엘사예드는 이번 예비선거를 앞두고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의 좌장 격인 버니 샌더스(버몬트·무소속) 연방 상원의원과 역시 진보 진영의 젊은 리더로 주목받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반면 3선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스티븐스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 등 당내 주류 핵심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엘사예드 후보는 공공 의료보험 확대 및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 반대를 핵심 선거 공약으로 내건 반면, 스티븐스 후보는 친(親)이스라엘 성향을 드러내며 엘사예드와 날을 세웠습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스티븐스 후보가 이번 예비선거에서 그를 지지하는 6개 외부 단체들로부터 6천200만 달러(약 882억 원)에 달하는 광고 지출 수혜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지출의 절반 이상은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관련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에서 나왔습니다.
스티븐스 후보를 위한 광고비 지출은 엘사예드 후보 관련 지출보다 9배 많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스티븐스 후보의 광고비 집행은 지역 예비선거 기준으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AP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경합주로 분류되는 미시간주는 민주당이 연방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곳으로 꼽힙니다.
2024년 대선에서 미시간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9.73%,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 48.31%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이 박빙의 승리를 거둔 곳입니다.
이번 엘사예드 후보의 승리는 미국 전역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진보 바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지난해 미국 최대도시인 뉴욕에서 30대 정치신인이자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가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미 전역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 진영 후보들이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며 약진하고 있습니다.
맘다니 뉴욕시장과 DSA가 지지한 후보 3명이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했으며 이 중 2명은 현직 의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최근 펜실베이니아와 콜로라도에서도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선전했습니다.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은 민주당이 서민 경제와 불평등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며 진보층과 젊은 층의 표심을 파고드는 반면, 당 주류는 이들의 급진 좌파 이미지가 중도층 공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엘사예드의 예비선거 승리 예상 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공화당엔 희소식"이라며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혐오하는 공산주의 낙오자 엘사예드가 사회주의자와의 경선에서 승자로 예상됐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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