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끝날 줄 모르는 이 무더위는 누군가에겐 더욱 가혹하기도 합니다. 연락할 곳 없이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과,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의 삶은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조민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쪽방촌.
복도를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1평 남짓한 쪽방에선 선풍기로 열을 식혀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정남애/쪽방촌 주민 : 밤에 잠을 못 자. 그러니 얼마나 죽겠어. 기운은 없지.]
쪽방촌 입구에는 이렇게 공용 에어컨 한 대가 가동되고 있는데요.
복도 반대편까진 바람이 닿지 않아, 이렇게 선풍기를 틀어놔도 방 안 온도는 33도를 넘습니다.
전례 없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쪽방 상담소 사회복지사와 간호사가 하루 세 번 건강 상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혈압 괜찮으세요.) 네. (날씨 더우니까 물 좀 잘 챙겨 드세요.) 네.]
쪽방촌 주민 대부분은 독거노인으로, 온열질환에 걸려도 연락할 가족이 없는 만큼 주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겁니다.
[박은숙/쪽방촌 주민 : (가족이) 없어요. 저 혼자인걸요. 혼자 있으니까 아픈 것도 그렇지만 또 누구한테 부르려 해도 말이 안 나오니까 말을 못 해요.]
하지만 170여 가구를 담당하는 복지사는 8명, 간호사는 1명뿐입니다.
[정남애/쪽방촌 주민 : 뭐가 부족하다 하면 다 해주고 고마운 분들이죠. 쉼터도 만들어 주고 공휴일도 없이 나와서 해줘요.]
폭염을 견디기 어려운 사람들이 모이는 곳도 있습니다.
노숙인들이 열대야를 피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마련한 이른바 '응급 잠자리'입니다.
2층 침대 곳곳에 세탁한 옷가지와 양말을 널고, 열대야를 피해 잠을 청합니다.
[응급 잠자리 이용객 : 말도 못 하게 덥지. 엄청 덥지. (여기 그래도 주무실 때는 별로 안 더우시죠?) 네, (에어컨) 틀어 놓으니까.]
결핵에 걸리지 않은 노숙인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그럼, 밤에도 여기서 주무셔?) 예, 여기서 자요. (뭐 필요하신 건 따로 없으시고?) 네, 없어요.]
정작 이용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김재덕/브릿지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 : (노숙인들이) 알코올 의존성이 좀 강했는데 지금은 정신질환까지 좀 많이 있다 보니까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시도록 이제 설득하는 과정이 그게 좀 많이 어려워요.]
폭염이 불평등한 재난이 되지 않도록, 소외된 이웃을 사회 안전망 안으로 오게 할 세심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영)
홀로 버티는 쪽방촌에 손길…'노숙인 잠자리' 마련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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