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처럼 햇볕이 뜨거운 날씨에 생수병을 장시간 방치하면 페트병의 유해 물질이 생수로 스며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내일(31일)부터는 햇빛이 차단된 실내에 보관해야 하고 야외에 둘 때는 덮개를 씌워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단속은 2년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도가 넘는 더위 속, 한 편의점 앞에 생수병들이 쌓여 있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니 따뜻할 정도로 데워져 있습니다.
근처 다른 편의점도 마찬가지, 야외 진열대에 올려진 생수병에 햇빛이 고스란히 닿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온도를 쟀더니 겉표면이 최고 46도까지 올랐습니다.
점포 안에 물건 둘 공간이 부족해 생기는 일입니다.
[편의점 직원 : (생수가) 아무래도 자리도 차지하고 (매장 내) 통행에 불편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보통 밖에 다 빼놓는 걸 기본적으로….]
문제는 이렇게 한여름 고온의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페트병에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4년 전 감사원이 실험한 결과, 생수가 섭씨 50도에서 15일간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포름알데히드 같은 1군 발암물질과 중금속인 안티몬이 용출됐습니다.
자연 상태로 3.9개월 동안 밖에 보관한 정도에 해당하는데, 실제 생수는 길게는 1년여까지 유통됩니다.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국내 기준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일본 기준에서는 허용치를 초과했고 국내 기준 자체가 없는 안티몬은 호주 기준에 따르면 허용치를 넘어섰습니다.
페트병을 만들 때 플라스틱 원료 물질에 고온 고압을 가하는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등이 생성되고, 이것이 높은 온도에서 자외선을 장시간 쬐면 생수로 흘러나오는 겁니다.
[강상욱/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 : 페트 분자가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는 (분자) 사슬이 끊어지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발생하는 화학물질들이 알데히드류입니다.]
기후부가 생수 유통 보관 규정을 개정해 내일부터는 햇빛이 닿지 않도록 실내 보관이 의무화되고 부득이하게 실외에 놔둘 경우 덮개를 씌워야 합니다.
하지만 보관 장소 부족 등 사정을 고려해 단속은 2년간 유예하기로 했는데, 당장 적용 가능한 '덮개 의무화'마저 미뤄 논란이 예상됩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신소영)
1군 발암물질 나오는데 2년 유예…"사먹어도 되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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