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찾기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모즈타바는 전쟁이 발발한 첫날(2월28일) 부친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한 뒤 3월8일 최고지도자로 임명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5개월간 안전을 이유로 실제 모습은 물론 육성조차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더타임스는 이처럼 극비에 부쳐진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행방을 쫓는 추적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최우선 과제라고 짚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력을 보유한 이들 정보기관도 임명 5개월이 지나도록 고전하는 이유는 그가 '완전히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노트북PC도 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더타임스는 "부친과 함께 있다가 2월 28일 폭격으로 얼굴을 크게 다쳐 깊은 지하 벙커에 숨어있으며 미국 첩보위성에 포착될까 봐 햇빛 속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대면했다고 한 적도 있으나 사실인지는 불확실합니다.
알리 하메네이의 경우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이스라엘 8200부대가 테헤란 시내 교통 CCTV를 해킹해 동선을 파악하는 첩보력을 과시했으나 이번엔 상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이버 추적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들 정보기관은 도청, 감시 기술이 아니라 '휴민트'(인적정보망)에 더 의존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습니다.
현재 추적 작업은 모즈타바가 살아있는지 여부와, 살아 있다면 은신처 후보로 유력한 테헤란의 지하 터널,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 인근의 군사 벙커에 초점이 모아졌습니다.
모사드의 전 부서장 라미 이그라는 이 신문에 "이스라엘이 직면한 과제는 가자지구에서 인질을 찾을 때와 같다"며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인질을 추적하려고 휴민트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화장실에 도청 장치를 달았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즈타바가 전화는 쓰지 않아도 살아 있다면 작은 종잇조각과 같은 통신 수단을 쓸 것이고, 이를 전달하는 여러 단계의 전령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의 전령 중 한 명이 CIA에 추적당했던 것처럼 모사드 역시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이들을 식별하고 추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그라는 그러나 "모즈타바 측근들에 대한 이란 내부의 검증이 매우 엄격하고 이슬람혁명수비대 안에서도 그와 연락하는 방법을 아는 이는 아마 두세명쯤이라 매우 어렵긴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추적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대역'입니다.
모사드 중령 출신 아브너 아브라함은 "모즈타바를 위해 식사를 마련하는 인력도 자신들이 준비한 음식이 진짜 모즈타바를 위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최고지도자를 수발했다고 믿겠지만 대역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모습은 아니더라도 육성 정도는 공개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엔 "음성파일에서 사용된 녹음기 종류나 녹음 장소 등 정보를 추출할 수 있어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사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소재를 파악해도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가 딜레마라고 더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전직 미 고위 정보 당국자는 "이란의 민주적 미래에 헌신하는 백마 탄 지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매우 강한 확신이 없는 한 현 지도자를 제거한다고 해서 과연 실익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사진=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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