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AI 전시회 포스터 앞에 방문객이 서 있다.
중국산 오픈소스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규제 필요성을 놓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논쟁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지식재산권 침해와 국가 안보 위험 등을 이유로 규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은 오픈소스 AI가 혁신과 경쟁을 촉진한다며 개방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간 25일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 오픈소스 AI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픈소스 AI를 지지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SNS를 통해 "세상에는 최첨단 폐쇄형 AI 모델과 최첨단 개방형 모델이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도 약 9분 뒤 "오픈소스는 건강한 AI 생태계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두 CEO는 오픈소스 AI를 지지하는 공개서한에도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서한에는 메타와 팔란티어, IBM 경영진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오픈소스 AI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활용이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중국산 A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고가 AI 모델과 중국 오픈소스 AI의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습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 AI는 이달 중순 자사의 '키미 K3'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와 오픈AI의 'GPT-5.6'을 제외한 주요 경쟁 모델보다 종합 성능이 우수하다고 자체 평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이러한 성과가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AI 모델의 답변을 활용해 자사 모델을 재학습시키는 '증류' 기법으로 성능을 높여왔으며, 이는 미국의 연구·개발 성과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라는 주장입니다.
또 검증되지 않은 AI가 해킹이나 범죄에 악용되거나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오픈소스 AI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라 헥 앤트로픽 공공정책 총괄은 최근 SNS애 "불법적이고 적대적인 증류는 적성국의 군사·정보 역량을 지원하는 지식재산권 탈취이자 산업 스파이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이 같은 주장에 점차 힘을 싣는 분위기입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22일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오픈소스 AI를 지지하는 기업들은 개방형 생태계가 AI 산업 전체의 성장을 이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AI는 핵심 기술인 가중치 데이터와 설계 구조를 대부분 공개해 누구나 쉽게 활용하고 추가 개발할 수 있습니다.
폐쇄형 AI보다 비용이 훨씬 낮고 새로운 서비스와 기업이 등장하기 쉬운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AI 확산이 AI 서버와 반도체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MS 역시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오픈소스 확산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온 구글도 최근 공개적으로 오픈소스 AI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25일 SNS에 "구글은 오랜 기간 오픈소스 생태계의 혜택을 받아왔고, 그 발전에도 기여해왔다"며 오픈소스 AI 지지 공개서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창업 초기부터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를 활용해 서버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소스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반도체나 클라우드 사업 없이 AI 모델 자체를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어 지식재산권 보호와 폐쇄형 모델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맞서는 만큼 규제 논쟁의 향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오픈AI의 첨단 AI 모델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해킹하려 했던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당초 이 사건은 첨단 AI도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소스 AI 규제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허깅페이스가 오픈AI의 공격을 막기 위해 중국산 오픈소스 AI를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오픈소스 AI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받아들여졌습니다.
클레망 들랑그 허깅페이스 CEO는 이에 대해 "오픈 모델의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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