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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킬 때마다 "양이 이게 맞나"…'꼼수' 여전한 이유

<앵커>

치킨 양은 줄고 가격은 그대로인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정부가 치킨 중량 표시제를 도입했습니다. 10대 치킨 브랜드의 매장과 배달 앱, 홈페이지에 메뉴 중량을 표시하도록 한 건데요. 6개월의 계도 기간이 끝나고, 이번 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조윤하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

치킨을 주문하려고 키오스크를 보니, 중량이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메뉴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원래 정식 메뉴판인가요?) 네 맞아요. (중량 적히고 이런 거는 없어요?) 저희는 따로 뭐 적어 놓진 않았는데 기본적으로 800g 이상이긴 해요.]

다른 브랜드의 매장 역시 메뉴판과 벽면 어디에도 중량 표시가 없습니다.

[(사장님 이거 몇 g인지는 안 써 있죠?) 저희 지금 뼈로는 943g인가 그렇고, 순살은 700g이에요.]

또 다른 브랜드 매장에서는 치킨 중량이 원산지 표기 포스터에 가려져 있습니다.

[(이거는 몇 g인지는 몰라요?) 950에서 1050g 사이예요.]

취재진이 치킨 중량 표시제 적용 대상인 10대 브랜드의 매장 한 곳씩, 모두 10곳을 무작위로 확인했더니 이렇게 세 곳은 중량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들 브랜드의 본사 측은 전 가맹점에 중량 표시를 안내하고 점검도 해왔다며, 일부 누락된 매장이 있다면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실제 치킨의 중량은 어떨까.

직접 구매해 무게를 재봤습니다.

중량 950g으로 표시된 치킨들이 실제로는 1,300g에 달하는 것도, 반대로 626g밖에 안 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표시된 중량보다 최대 37% 많거나 34% 적은 건데, 중량 표시가 무색하게 들쭉날쭉한 셈입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중량 표시제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표시 기준이 조리 후 치킨 무게가 아니라 조리 전 생닭 무게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크기의 닭도 조리 과정과 레시피에 따라 최종 무게가 달라져서, '조리 전' 무게를 표시하도록 했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12월 치킨 중량 표시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치킨 양이 부실하다는 소비자 불만은 적지 않습니다.

[신수빈/서울 강서구 : 치킨 시킬 때마다 몇 g인지는 거의 모르고 먹는 것 같고, 넉넉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고, 맨날 부족한 것 같아요.]

[이정수/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소비자가 자기 눈으로 보는 건 조리 전 제품이 아니잖아요. 정보로서 가치가 있으려면, 조리 후에 최종 제품의 중량이 표시되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치킨은 배달 주문이 많은 데다, 매장에 가더라도 조리된 상태로 제공돼 생닭의 무게를 알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신소영)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조윤하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치킨 '조리 후' 중량 표시, 불가능한가?

[조윤하 기자 :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치킨 메뉴를 팔고 있는 패스트푸드 매장들도 조사를 해봤습니다. 롯데리아의 경우는 홈페이지에 치킨의 조리 후 중량을 공개하고 있고요, KFC와 맘스터치 역시 조리 전이 아닌 조리 후의 중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치킨 중량 표시제 적용 대상이 아닌데도 조리 후 중량을 표시하고 있는 겁니다.]

Q. 식약처, '조리 전' 중량 고수 이유는?

[조윤하 기자 : 크게 일단 두 가지 이유입니다. 먼저 앞서 보셨던 것처럼 조리 과정과 레시피에 따라서 치킨의 무게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기준을 '조리 전'에서 '조리 후'로 바꾸면 치킨 업체들이 무게를 늘리려고 일부러 닭의 지방을 떼어내지 않거나, 아니면 튀김옷을 더 두껍게 입힐 수 있다, 이렇게 식약처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깃집에 가면 삼겹살도 1인분에 몇g, 이런 식으로 조리 전 무게를 표시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데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굽기 전에 고기 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삼겹살과, 조리 전 생닭의 양을 확인하기 어려운 치킨은 사실 엄연히 다르고요, 그리고 지방을 떼어내지 않거나 튀김옷이 두꺼운 치킨은 시장 논리에만 맡겨도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래서 물론 조리 전 무게라도 표시하게 하는 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생각해 보면 소비자가 생닭을 먹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보다 실질적인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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