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아세안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어제(22일) 미국 측에 유학생 비자 체류기간을 4년으로 제한하려는 방안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장관은 또 한미 조선 협력의 진전을 토대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문제도 조속히 협의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오늘(23일) 기자들과 만나 조현 장관이 어제(22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 앞선 환담에서 미측에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후커 차관에게 유학생 비자 문제 재검토 요청
조 장관은 미국이 유학생의 체류기간을 4년으로 제한할 경우, 가령 군 복무를 해야 하는 한국 남학생들은 학업을 계속하는 데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장관은 특히 한국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미국에 세 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국가라며, 한국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후커 차관은 조 장관의 설명을 들은 뒤 "알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자력협정 개정·핵추진 잠수함 협의도 속도 요청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개소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조선과 투자 분야의 진전을 주목하고 안보 분야 협의에도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는 설명입니다.
조 장관은 구체적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는 문제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는 문제에 대한 협의를 빨리 진전시켜 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조 장관이 후커 차관에게 쿠팡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간에 있는 여러 껄끄러운 문제를 조속히 풀고, 한미 간 중요한 사안들을 가급적 빨리 합의로 이끌어내자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를 위해 한미일 각급에서 소통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고, 후커 차관도 이에 동의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에게도 비자·안보 현안 등 조속한 협의 촉구
이 당국자에 따르면,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유학생 비자 문제와 한미 조선 협력,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조 장관은 세부적인 내용은 후커 차관에게 보고받아 달라고 요청하고, 다음 한미 간 협의를 가급적 빨리 열어 한국이 전달한 사안에 대해 협의를 이어가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루비오 장관도 조 장관의 설명에 "알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시점을 정하지 않았지만 후속 협의를 가급적 빨리 열자는 데에는 한미가 인식을 같이했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쿠팡·대미 투자 지연, 안보협의 늦어지는 원인 중 하나"
이 당국자는 쿠팡 문제와 투자 지연이 원인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이것만이 한미 안보협의가 늦어지는 이유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중동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오는 11월 중간선거 등 미국 국내 정치 일정도 있어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걸려 있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조인트 팩트시트에 합의된 안보협의에 대해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니다"라며 "당초 목표대로 잘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경화 대사 귀국 계기로 워싱턴 목소리 관계부처에 전달"
이 당국자는 조 장관이 약 3주 전 노재헌 주중대사에게 협의를 위한 본부 출장을 요청한 데 이어, 같은 맥락에서 강 대사에게도 본부 출장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대사로 하여금 쿠팡을 포함한 한미 간 여러 현안을 놓고 관계부처와 협의하면서 워싱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강 대사가 설명자료만 들고 미국 측을 만나는 것보다, 한국 정부가 어떤 법과 원칙에 따라 현안에 대응하는지를 상세히 이해하고 돌아가는 효과도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관세 전망에는 "예측하기 어렵다"
강경화 대사도 미국에서 여러 인사를 만나고 있지만, 관세 문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게 이 당국자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비교적 순조롭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국 측이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한국도 투자 계획을 미국 측에 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사우디 원자력협정, 한미 협의에 별 영향 없을 것"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사우디의 협정 체결이 한미 협의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고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여러 분야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사우디와 같은 범주에 놓을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사우디의 협정이 우라늄 농축으로 가는 길을 어느 정도 열어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없는 ARF…"빈자리 보니 안타까운 마음"
이 당국자는 올해로 2년째 북한이 ARF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북한과의 대화 기회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미국 입장에선 향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여러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동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 안에 북한과의 정상회담 같은 일정이 열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ARF서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 당장 중지돼야"
다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직접 북러 군사협력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조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을 복도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조 장관이 북러 군사협력 문제를 발언할 당시에는 이미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장관은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도 이번 회의 기간 별도로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왕 부장이 일찍 떠나 조 장관과 별도 접촉이 없었다면서도, 왕 부장의 8월 방한을 위해 양측이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중국해…"중국 활동 계속되면 긴장 관계 지속"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남중국해 중재재판 판결 10주년을 맞아 여러 국가가 관련 발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세안 회원국들이 완전히 한 방향의 입장을 보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필리핀 등이 관련 발언을 했고, 한국도 기본 원칙에 따라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지금처럼 남중국해에 관한 적극적인 해양 활동을 하는 한 관련 국가들과의 긴장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미사일 문제에는 "주시하며 적절한 수준 우려 표명"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전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련 문제를 계속 주시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이 반드시 같은 수준의 표현에 합의해 동일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미일 회의서 호르무즈 군함 파견 논의는 없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일 회의에서 "그런 이야기까지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중동 전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미얀마 군부 인정 단계까지는 안 가"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얀마 군부를 그대로 인정할지 여부가 아세안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번 회의 역시 미얀마 군부 외교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이 사안을 절충해가는 데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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