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최초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 지지율이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남성만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전근대적인 법을 바꾸자는 여론을 외면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오늘(20일) 마이니치 신문 여론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10% 급락한 41%를 기록했습니다.
취임 이후 최저치입니다.
고공행진했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지난 17일 의회에서 가결된 '황실전범 개정안' 때문입니다.
황실전범은 일본의 왕위 계승과 왕실 구성 등을 정한 법인데, 부계 혈통의 남성만 왕위를 이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현 나루히토 일왕에게는 외동딸만 있어서 후계자가 조카인 19살 히사히토뿐입니다.
이 때문에 만일 히사히토에게서 아들이 태어나지 않으면 왕위가 끊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내에 고조됐습니다.
해결책은 두 가지였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 등 여성도 왕이 될 수 있게 하거나, 2차 대전 직후 왕실 축소로 배제된 옛 왕족 중 남성을 양자로 들이는 겁니다.
여론은 '여성도 왕이 될 수 있게 하자'였습니다.
하지만 다카이치 내각은 보수 진영이 주장한 무려 36촌도 왕이 될 수 있는 옛 왕족 남성 입양을 택했습니다.
법안 통과 당일까지도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렌호/입헌민주당 의원 : 지금이라도 양자 입양안을 철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국회에서 중의원과 참의원 의장단 주재로 충분히 논의해 주신 결과에 따라 진행한 것입니다.]
민생은 뒷전인 정권이라며 비판 집회도 잇따랐지만 개정안은 여당의 수적 우위로 강행 처리됐습니다.
[집회 참가자 : 나프타 부족 문제도 있고 국민들 생활은 어려워지고 있는데, 왜 지금 황실전범 개정안 같은 것을 다루는 건가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닙니다.]
고물가 민생 위기에 일방적인 국정 운영, 여기에 첫 여성 총리가 여성 왕위 승계를 배제했다는 실망감까지 더해져 다카이치의 정치적 위기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김민영)
"여성 총리가 여성 승계 배척"…'최저' 찍은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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