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폐쇄적인 물류센터 구조에 열 축적 현상이 나타나 진화 작업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늘(2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불은 55시간이 넘은 오늘 오후 2시 현재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살수차와 소방헬기 등을 투입해 쉴 새 없이 소화용수를 뿌려대는 상황에서 장맛비까지 내렸지만,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3단 선반구조를 가득 채운 가연물이 겹겹이 쌓인 채로 불에 타면서 깊숙한 곳에서 불이 계속 타는 '심부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경우 발화 지점을 중심으로 적재물을 걷어내고 안쪽까지 물을 침투시키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물류센터의 복잡하고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접근이 불가한 실정입니다.
화재가 시작된 물류센터 6층은 축구장 면적 4배 규모(2만 8천㎡)에 층고도 높기 때문에 외부에서 뿌리는 소화용수가 안쪽까지 제대로 닿지 않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소방 당국은 물류센터 내부의 농연과 고열로 인해 불이 난 6∼7층에 진입하지 못한 채 5층에서 연소 확대 저지선을 구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물류창고 특성상 창문이나 개구부가 많지 않아 열과 연기가 내부에 계속 축적된다"며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도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수차와 소방헬기 등을 동원해 아무리 물을 뿌려도 진화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타고 있는 불을 꺼야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심부 화재의 경우 속에서 불이 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겹겹이 쌓인 물건들을 파헤쳐가며 물을 뿌려야 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물류센터 내부의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동시에 물을 뿌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램프구역과 물류센터 6층 건물이 연결되는 지점에서 '파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초기 진화가 실패한 시점에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물류센터의 취약한 구조와 관련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영주 교수는 "자체적인 소방대나 방재팀이 현장에 처음 도착해서 초기 대응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대응 매뉴얼 구축과 소방 전용 진입로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화재 위험물을 1∼6류로 구분해 관리하는 것처럼 물류창고에 맞는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보관·적재 용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2024년부터 물류창고 화재 특성을 반영해 강화된 창고시설 화재안전기준(NFTC 609)이 마련됐지만, 2020년 건축허가를 받은 인천 물류센터는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화된 기준안은 일반형보다 방수량이 많은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선반형 창고는 선반 높이 3m 이하마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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